회사 측 "주식담보대출 상환에 의한 매각…사업과 관계없어"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중견 건설사 서희건설이 오너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이 회사는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한 매각이었다고 반박했지만 금융감독원이 관련 조사에 착수하는 등 의심의 눈초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서희건설에 대해 주가조작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 이봉관 서희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서희건설 주식 331만 여주(약 58억 원)를 매각하며 시세를 조작했다는 정황이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6월 남북접경지역에서 지뢰제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당시 회사 측은 친환경 지뢰제거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와의 업무협약으로 남북접경지역의 지뢰를 제거하는 사업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서희건설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당시 주당 1000원 초반 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서희건설의 지뢰 제거 사업 진출 소식에 따라 크게 요동쳤다. 서희건설이 비무장지대 내 지뢰를 제거하는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힌 시기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렸고 남북화해 분위기가 이어지며 서희건설 주식이 남북경협 테마주로 묶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서희건설의 지뢰 제거 사업이 무산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크게 올랐던 주가는 급락했다. 특히 지뢰제거 연구소와 MOU를 맺은 직후인 6월 말 연구소가 서희건설 측에 MOU 해지 공문을 보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충격을 더했다.
다만 이 기간 이봉관 회장은 서희건설의 주가 상승한 시기인 6월부터 급락한 10월 사이에 주식을 대거 매각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서희건설 주식을 장내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격은 주당 1750원으로 현 시가보다 크게 높았다. 14일 기준 주가는 1230원대에 수준이다.
지뢰제거 사업 진출을 퍼뜨려 주가를 띄운 후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서희건설이 지난해 남북화해모드가 이어질 때 지뢰 제거 사업에 진출하며 주가가 크게 오르자 이봉관 회장이 주식을 매각해 차익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당시 주식 매각은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한 것이라고 공시했으며 (지뢰 제거)사업과 전혀 연관이 없다"며 "지뢰제거 사업은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한편 서희건설은 포스코 공채 2기 출신 이봉관 회장이 1982년 창립한 후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토건정비 공사를 시작으로 조달청과 지자체 발주공사를 따내 몸집을 키운 중견 건설사다. '서희스타힐스'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지역주택조합사업 분야에서 절반 가량을 도맡아 시공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37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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