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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체험기] 소상공인 간편결제 제로페이 "어디서 쓸 수 있나요?"

  • 경제 | 2018-12-21 11:15

서울시가 20일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부담 완화 정책으로 '제로페이' 서비스를 시범 실시했지만 실제로 이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용산구=이지선 기자
서울시가 20일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부담 완화 정책으로 '제로페이' 서비스를 시범 실시했지만 실제로 이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용산구=이지선 기자

가맹점 찾기 어려워…사업 안내 확대 필요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그래서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직영점은 어디에 있어요?"(소비자 박 모 씨)

"저희는 아직 신청을 안 했어요"(제로페이 프랜차이즈 가맹점 카페 '토프레소' 점주)

정부가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추진한 '제로페이' 시범 사업이 20일 시작됐다. 하지만 사업 초기임을 감안해도 아직 가맹점이 턱없이 부족할뿐더러 카드 결제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앱 결제로 수단을 바꿔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카카오페이는 되는데" 자영업자들도 제로페이 가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맹 계약을 맺은 업체가 소수에 불과한데다 가입했더라도 결제 방법을 숙지하지 못한 상인도 있었다.

◆ 자영업자도 참여 저조 "되는 곳도 있긴 할텐데"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시행한 '제로페이' 사업이지만 상인들의 참여 의지는 아직 저조하다. 현재 카드 수수료도 낮은 데다 소비자들의 서비스 수요도 적기 때문이다.

이날 강남역 등 서울 시내에서 제로페이를 활용하기 위해 10여 곳의 가맹점을 돌아봤지만 결제는 결국 실패했다. 한 상인은 제로페이 결제 요청에 "이게 잘 안되네, 손님이 처음이시라"라고 당황하며 결국 "현금 없으시냐"고 되물어왔다.

해당 상인은 현금 결제 이후 머쓱했는지 "아무리 수수료가 없다고 해도 현금결제가 낫다"고 말하며 "젊은 손님들이나 앱 결제를 하지 어르신들은 이런 거 할 줄 모르신다"고 답했다.

현재 제로페이 수수료가 0%인 8억 원 이하 소상공인 가맹점에 대해서는 카드 수수료도 최소 0.8% 수준으로 낮다. 굳이 소비자가 찾지 않는 만큼 서비스 도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상인도 있었다.

강남역 지하쇼핑센터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카카오페이나 삼성페이를 이용하는 손님들은 더러 있었지만 아직 제로페이를 묻는 사람은 없었다"며 "사람들이 많이 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하상가를 벗어나 서울시와 가맹 계약을 맺은 카페 프랜차이즈 '토프레소'를 찾았다. 하지만 해당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익명 요구)는 제로페이 결제 가능 여부를 묻는 말에 "결제가 가능한 매장도 있긴 하겠지만 아직 필요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서 우린 신청 안 했다"며 "혜택 등은 알고 있지만 매장 규모가 크지 않아서 결제 수수료 부담이 크지는 않다"고 답했다.

소비자들도 사용의 번거로움이나 매장을 찾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날 결국 '제로페이' 결제는 실패했다. 사진은 신한은행 내 제로페이 결제 페이지의 모습.
소비자들도 사용의 번거로움이나 매장을 찾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날 결국 '제로페이' 결제는 실패했다. 사진은 신한은행 내 제로페이 결제 페이지의 모습.

◆ "제로페이가 뭐예요?" 소비자 필요성 인식 '부족'

이날 서울 시내에서 제로페이를 알고 있는 소비자도 드물었다. 이용자에게 40%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홍보했지만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강남역 지하쇼핑센터에서 만난 소비자 김다은(26) 씨는 제로페이 사용 여부를 묻는 말에 대해 "들어는 봤는데 정확히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용방식과 혜택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후에도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해서 계좌에 현금이 꼭 있어야 한다면 굳이 앱 결제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로페이를 알고 있다는 한 소비자 정 모씨는 "지하철에 광고가 있어서 자세히 알아보긴 했는데 앱 열고, 가입 따로 하고, 비밀번호도 매번 입력해야 하던데"라며 "사용하는 것이 다소 불편했다"고 말했다.

제로페이 결제 가능 매장이 현저히 적은 것도 걸림돌이다. 현재 서울시내 전체 소상공인 가맹점 66만 중 4% 수준인 3만 곳 정도만 가맹 계약을 맺었다. 굵직한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직영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도입했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이 결제 가능 매장을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또 다른 소비자 박 모(28) 씨는 "오늘부터 시행이라고는 하는데 사실 어디서 결제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기사에는 '직영점'이라고 나와 있던데 프랜차이즈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점이 어딘지 어떻게 알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삼성페이를 이용하고 있어서 또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제로페이 간편결제 이용이 번거로운 것 같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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