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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새 사령탑' 권봉석 LG전자 사장, 브랜드 통합 승부수 던질까

  • 경제 | 2018-12-05 05:00

황정환 부사장 대신 새롭게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게 된 권봉석 사장이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더팩트 DB
황정환 부사장 대신 새롭게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게 된 권봉석 사장이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더팩트 DB

수장 교체에 브랜드 통합 가능성 다시 수면 위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업을 이끄는 수장이 교체되면서 판도를 바꿀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작업은 홈엔터테인먼트&에어솔루션(HE)사업본부장을 겸임하는 권봉석 사장이 맡는다.

업계의 관심은 새 사령탑의 경영 구상에 쏠린다.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MC사업본부의 돌파구를 열 뚜렷한 방안이 보이지 않을 만큼 사업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권 사장이 기존 사업 전략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도약을 위한 권 사장의 승부수 중 적잖이 거론되는 것은 바로 '브랜드 통합'이다. 현재 LG전자는 브랜드 통합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4일 LG전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 이후 이달 1일 자로 보직 변경 절차가 마무리됐다. 1년 동안 MC사업본부장으로 있었던 황정환 부사장 대신 기존 TV와 함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게 된 권 사장은 1일부터 본격적인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권 사장 취임 후 MC사업본부 내부적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레드(OLED) TV를 성공적으로 이끈 권 사장이 새 사령탑으로써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LG는 사업 성과 측면에서 검증된 권 사장을 앞세워 2020년 스마트폰 사업에서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처음 OLED TV 사업을 추진할 때 판매 수량이 적은 OLED TV로 과연 TV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겠느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다"며 "하지만 권 사장은 3년여 동안 OLED TV로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성공 노하우가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물론 권 사장이 맡는다고 스마트폰 사업에 당장 뚜렷한 해법이 보이는 건 아니다. 현재 MC사업본부는 적자 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14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더군다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 국면이라 판매량을 끌어올릴 만한 요소가 부족하다.

업계는 LG전자가 수장 교체를 계기로 브랜드 통합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출시작 'V40 씽큐'를 소개하고 있는 LG전자 모델들. /남용희 기자
업계는 LG전자가 수장 교체를 계기로 브랜드 통합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출시작 'V40 씽큐'를 소개하고 있는 LG전자 모델들. /남용희 기자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권 사장이 사업 재건을 위해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방안 중 하나로는 브랜드 통합 및 신규 브랜드 등장 등이 제기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5년 'V10'을 출시한 이후 상반기에 'G' 시리즈, 하반기에 'V' 시리즈를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을 펼쳐왔다.

브랜드 통합 가능성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초 황정환 부사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LG전자가 브랜드 통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를 놓고 지난해 단독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뜻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조 부회장은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브랜드를 바꿀 수 있다"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황 부사장 역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40 씽큐'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삼성전자 '갤럭시'처럼 스마트폰을 대표하는 서브 브랜드를 만드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LG전자는 브랜드 통합 대신 스마트폰 출시 시기를 조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역시 "경쟁사 제품이 출시됐다고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조 부회장의 뜻이 담긴 결정이었다. 큰 효과를 내지 못했지만, 삼성전자·애플의 제품과 정면 대결을 펼치지 않는 전략은 나쁘지 않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브랜드 통합'과 같은 또 다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권 사장이 새롭게 사업을 이끌게 되고, 내년 5G폰과 폴더블폰이 출시되는 등 스마트폰 시장에 큰 외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만큼 시기적으로도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에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하면 연구개발 비용을 줄이는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아이폰'에 비해 LG전자 스마트폰은 현저히 브랜드 파워가 낮다. 브랜드를 손봐야 한다는 논의는 꽤 오래전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준비 과정이 있었던 만큼 새 수장의 '새판 짜기'가 예고되는 지금 관련 논의가 매우 구체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브랜드 통합을 이른 시일 내 결정한다면 '권봉석폰'으로 불릴 첫 제품은 'G8'이 아니라 통합된 브랜드를 단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전자는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브랜드 통합 가능성을 열어놓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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