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째 얼어 붙은 기준금리…금리 인상 가능성 열어둬
[더팩트ㅣ중구=이지선 기자] 하반기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미국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추후 인상 횟수도 늘린 만큼 대외 금리 역전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8개월 째 기준금리는 1.50%에 머무르고 있다.
이날 두 번째로 금통위에 출석한 임지원 금통위원에게 관심이 쏠렸다. 유일한 시장출신 전문가로 '매파'적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던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 금통위는 '비둘기'적인 면모를 유지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에는 아직 국내 실물경기 성장세가 더디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 부채는 증가규모가 다소 축소됐지만 예년보다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고용 상황도 취업자수 증가 폭이 낮은 상태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률도 완만하다. 석유류 가격이 큰 폭 상승했지만 농축산물 가격의 상승세 둔화로 1%대 중반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대 초반으로 하락했고,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막대한 양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에 나선 데에 따라 불확실성이 증가해 주가와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세계적 달러와 강세 흐름에 따라 큰 폭 상승했다.
금통위에 앞서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0일 채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문가의 89%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고용부진, 미 관세부과 등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를 감안해 금리동결 가능성이 높다"며 "한은 총재의 무게중심이 실물경기 쪽으로 이동한 만큼 고용과 내수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금리인상 결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가속화되고 글로벌 통화정책도 전반적으로 '긴축' 기조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 성장세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놔 추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은은 세계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물가흐름이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추가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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