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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덕분 16강 진출' 멕시코, "코리아는 형제!"…현지 기아차 공장 감사 쇄도

  • 경제 | 2018-06-28 11:49
멕시코 축구팬들이 28일(한국 시간) 2016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하자 환호하고 있다. /멕시코시티(멕시코)=AP·뉴시스
멕시코 축구팬들이 28일(한국 시간) 2016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하자 환호하고 있다. /멕시코시티(멕시코)=AP·뉴시스

현지 기아차 사원증 보여주면 무료 식사 제공 식당 등장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기적처럼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멕시코가 한국인을 '형제'라고 부르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독일을 꺾은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기 때문이다. 멕시코 현지에서는 한국인에 대한 멕시코인들의 친밀도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자동차의 멕시코 공장에도 감사의 뜻이 몰리고 있다.

멕시코는 27일(한국 시간)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스웨덴에 0-3으로 참패하고도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멕시코는 앞서 독일과 한국을 꺾으며 승점 6점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스웨덴전에서 0-3까지 점수가 벌어지면서 앞선 경기에서 쌓아둔 득실차를 까먹고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같은 시간에 벌어지는 한국-독일전에서 독일이 한 골이라도 넣어 승리하면 조 3위로 밀리는 상황이었다. 멕시코의 조별리그 탈락 위기감이 짙게 깔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경기 종료 직전 두 골을 몰아 넣으면서 독일을 꺾었다. 그러면서 멕시코가 조 2위에 랭크됐다. 사실상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한 셈이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멕시코 현지 분위기는 뜨거웠고, 한국에 대한 감사와 칭송으로 이어졌다. 특히 기아자동차의 멕시코 공장에 감사의 뜻이 이어지고 있다고 현지 교민이 전했다. 현지에서는 기아차 사원증을 보여주면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이 등장했고, 기아차 멕시코 공장으로 맥주나 콜라, 과자 등 선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의 현지 교민은 "광장에서 멕시코-스웨덴전을 지켜보며 응원했는데, 가볍게 16강에 진출하리라는 기대와 달리 0-3으로 경기가 끌려가자 모두 침울한 상태였다. 멕시코인들도 독일이 한국을 이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이 누구도 예상 못 한 기적을 만들며 2-0 승리를 끌어내자 광란의 축제 분위기로 급변했다. 한국인이 갑자기 영웅이 됐다. 흥분한 팬들이 한국인을 헹가래치면서 "그라시아스 꼬레아"를 연호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에 현지 근로자 2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프라이드, K3, 현대차 엑센트 등을 생산한다. /더팩트 DB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에 현지 근로자 2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프라이드, K3, 현대차 엑센트 등을 생산한다. /더팩트 DB

이날 유럽 스포츠 전문 채널 유로스포츠는 "멕시코 축구팬들이 '한국인이여, 형제들이여, 당신들은 이제 멕시코인'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면서 "멕시코 관중이 한국 사람들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더팩트>에 "멕시코 현지 공장으로 감사의 뜻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현지 근로자들에게 근무시간 2시간가량을 조정해 월드컵을 시청하게 해주었는데 이를 감사하게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축구 국가대표팀 덕분에 멕시코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친밀도가 굉장히 높아졌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대표팀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은 저렴한 임금을 바탕으로 생산성이 높은 공장으로 꼽힌다. 시간당 임금은 3.3달러 수준이며 기아차는 현지 근로자 2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프라이드(현지명 리오), K3(현지명 포르테), 현대차 엑센트 등을 생산해 미국과 중남미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멕시코에는 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계열사와 협력사들이 동반 진출해 있다.

멕시코 축구팬들이 독일전에서 골을 기록한 손흥민과 독일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은 조현우를 예수 사진과 합성해 SNS에 올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멕시코 축구팬들이 독일전에서 골을 기록한 손흥민과 독일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은 조현우를 예수 사진과 합성해 SNS에 올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멕시코는 지금 한국 열풍

멕시코인들이 한국에 보내는 감사 인사는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많은 멕시코인이 '땡큐 코리아'라는 해시태그를 단 SNS를 게재하고 있고, 더 나아가 한국어로 '한국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도 추가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합성 사진도 확산하고 있다. 멕시코인들은 멕시코 국기에 태극기를 넣은 사진을 올리고 있으며, 독일전에서 골을 기록한 손흥민과 독일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은 조현우를 예수 사진과 합성해 SNS에 올리고 있다. 손흥민과 조현우를 마치 성인으로 추앙하는 모습이다.

또 많은 멕시코인이 주 멕시코 한국대사관 앞에서 "한국인들은 우리의 형제, 여러분은 이제 멕시코인"이라고 외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멕시코인들이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의 한병진 공사를 목마 태우는 모습이 SNS에 공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사관으로 몰린 멕시코인들이 많아지면서 경찰이 인파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는 한국사람이 보이면 무조건 몰려가 '셀카'를 요청하는 등 열광하는 분위기다.

멕시코 기업들도 한국에 감사하는 뜻으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멕시코 항공사 아에로멕시코는 "한국을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공개하며 한국편 항공기 티켓 비용을 20% 할인한다고 밝혔다.

또 아마존 멕시코는 홈페이지에 'Gracias Corea(고마워요, 한국)'라는 문구와 태극기를 내걸고 한국 제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 멕시코는 한국 기업의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특별 전시하고 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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