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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마트·삐에로쑈핑, 정용진의 ‘펀’한 실험…신세계 성장 동력 되나?

  • 경제 | 2018-06-27 12:00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남성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와 스타필스 코엑스점이어 새로운 유통 채널인 ’삐에로 쑈핑‘으로 유통 실험에 나섰다. /더팩트DB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남성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와 스타필스 코엑스점이어 새로운 유통 채널인 ’삐에로 쑈핑‘으로 유통 실험에 나섰다. /더팩트DB

이마트, 28일 만물상 잡화점 ‘삐에로 쑈핑’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오픈

[더팩트│황원영 기자] “온라인 쇼핑 시대 오프라인 매장이 나가야 할 방향은 재미와 즐거움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 ‘펀(FUN)’ 실험에 나섰다. 남성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에 이어 새로운 유통 채널인 ’삐에로 쑈핑‘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삐에로 쑈핑은 일본 생활용품점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잡화점이다. 그간 ’체험‘을 앞세워 파격적인 유통 실험을 진행했던 정 부회장은 새로운 쇼핑 공간으로 미래 먹거리 사업에 가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만물상 잡화점 삐에로 쑈핑을 28일 스타필스 코엑스몰 내 지하 1~2층에 오픈한다고 27일 밝혔다. 삐에로 쑈핑은 ‘펀 앤 크레이지(FUN&CRAZY)’를 콘셉트로 하는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특히 삐에로 쑈핑은 기획부터 출점까지 정 부회장이 직접 주도했다고 알려져 있어 주목을 받았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자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해 “삐에로 쑈핑에 1년간 모든 것을 퍼부은 만큼 기대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일본 현지 돈키호테 매장을 직접 찾아 시장 조사하고 지난 22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삐에로 쑈핑 광고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삐에로 쑈핑은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라는 콘셉트로 기존 유통업계 상식을 뒤엎는다. 우선 만물상 잡화점이란 이름에 걸맞게 신선식품, 가전제품, 천냥코너, 명품코너 등 4만여 가지 다양한 상품을 빈틈없이 진열해 판매한다. 매장을 깔끔하게 구성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오히려 상품을 복잡하게 배치해 소비자가 매장 곳곳을 탐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자체 캐릭터 4개를 개발해 매장에 스토리를 입혔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러 오는 공간이 아닌 재미있는 상품을 발굴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업계는 정 부회장이 삐에로 쑈핑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경험적인 요소가 반영된 오프라인 매장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일렉트로마트로 ‘체험형 매장’이라는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일렉트로마트 역시 정 부회장이 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한 가전전문점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 일산 이마트타운에 1호점을 선보인 후 3년 만에 20개가 넘는 점포망을 구축했다. /더팩트DB
정용진 부회장이 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 일산 이마트타운에 1호점을 선보인 후 3년 만에 20개가 넘는 점포망을 구축했다. /더팩트DB

2015년 6월 일산 이마트타운에 1호점을 선보인 후 3년 만에 20개가 넘는 점포망을 구축했다. 지난 21일에는 서수원점(24호점)을 오픈했고 오는 29일 구미점(25호점)을 오픈한다. 이마트는 올해 말까지 점포 수를 32개로 늘려 점포망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외형적인 성장도 눈에 띈다. 2015년 213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6년 1631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지난해에는 2016년 대비 106.9% 신장률을 보여 337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상반기(1~6월) 기준 79.3%의 매출신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가전제품의 경우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매출 규모가 늘어난다는 점과 하반기에 7개점이 신규로 오픈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연매출 목표치인 5000억 원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렉트로마트는 드론 체험존, 피규어 전문존, 3D프린터존 등 특색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갖춰 쇼핑에 소극적이던 남성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였다. 이마트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일렉트로마트를 이용한 고객 중 남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32.7%에 달해 기존 이마트(27.8%) 대비 5%p 가량 높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마련된 별마당 도서관 역시 정 부회장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별마당 도서관은 정 부회장이 강조하는 인문학 경영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벤트 공간으로 쓰이던 중앙광장에 13미터 높이의 대형서가 3개, 7만여권의 서적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5월 별마당 도서관을 개관한 이후 1년간 약 2050만명이 스타필드 코엑스몰을 찾았으며 142회의 문화 행사가 열렸다. 이에 힘입어 기존 약 7% 공실률을 보였던 코엑스몰은 지난해부터 공실 ‘0’(제로)를 이어오고 있다.

이마트가 이처럼 기존 유통업계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전문점을 지속해서 선보이는 이유는 유통채널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시대에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재미와 즐거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는 최근 할인점(대형마트) 출점보다는 새로운 전문점 출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문점을 통해 유통 실험을 진행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PB(자체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노브랜드 매장 수는 올해 100개를 돌파했고 연내에 가정간편식(HMR)을 판매하는 피코크 전문점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삐에로 쑈핑이 벤치마킹한 일본의 돈키호테의 경우 작년 기준 약 370여개 매장에 연간 8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서 “이마트는 올해 총 3개의 삐에로 쑈핑을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향 후 삐에로 쑈핑이 이마트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매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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