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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금융그룹, 비금융자회사 분리해야"…'금융그룹 통합감독' 추진 방향은

  • 경제 | 2018-06-26 14:46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안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서민지 기자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안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서민지 기자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 앞두고 발전 방향 논의

[더팩트ㅣ국회=서민지 기자]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을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 복합금융그룹의 비금융자회사 분리 및 중간지주사 설립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법 제정도 보다 촘촘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안 토론회'가 열렸다. 금융그룹 통합감독법은 오는 7월 모범규준이 시범적용되고, 하반기 중으로 입법이 추진될 예정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금융지주와 은행모회사 그룹이 아닌 금융모회사그룹과 산업자본과 결합된 금융그룹을 감독하기 위해 제정하려는 법이다. 복합금융그룹의 경우 금융지주사와 달리 그룹의 위험관리 컨트롤타워 기능이 없어 그룹 위험관리 감독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합감독 대상은 은행·비은행·보험·금융투자업 중 최소 2개 권역의 금융회사를 보유하고 있고, 금융자산 5조 원 이상인 그룹이다. 여기에 삼성, 한화, 교보생명, 미래에셋, 현대차, DB, 롯데 등 7개 금융그룹이 해당된다.

이날 '통합감독의 기대효과 및 발전방향'을 발표한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그룹 내 비금융자회사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계열분리를 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중간지주회사를 통해 분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과 비금융 부문이 혼재돼 있는 복합금융그룹에 대해서는 "그룹차원의 자본적정량 산정 등이 어려우므로 방화벽(firewall)을 설치해야 한다"면서 "비금융회사 지분을 처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합금융그룹 감독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동종금융그룹과 은행모회사그룹에 대한 감독은 개별 금융회사 감독 중심"이라면서 "동종그룹의 경우에도 그룹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할 위험이 있으며, 그룹 간 규제 형평성을 위해서도 동종그룹과 은행모회사그룹에 대해서도 감독이 적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안 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국회=서민지 기자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안 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국회=서민지 기자

발표 후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법이 세밀하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복합금융그룹 범위를 확정해야 하는데, 일부 그룹은 금융그룹에 위험 전이가 많이 될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그룹 내에서 금융사의 존재감은 다른데, 이를 한데 묶을 것인지는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초안을 보면 벌칙이나 유효성 확보 수단이 나와 있지 않다"면서 "법은 규제가 핵심인 만큼 벌칙을 어떻게 설정한 건지, 유효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세진 동국대 교수의 경우 대상 선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민 교수는 "한국적 현실이라는 부분이 너무 강조되다 보니 진행되는 안이 국제적인 기준에서 너무 멀어졌다. 피감 대상 기준이 모호하고, 자산 기준을 금융자산 5조 원으로 잡은 것은 지나치게 낮다고 본다"면서 "재벌개혁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아무 칼이나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삼성과 미래에셋에 주목했다. 이 본부장은 "7개 금융그룹 모두 통합 자본적정성 기준은 10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당면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삼성과 미래에셋의 경우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은 비금융 출자가 지나치게 많아 통합감독법이 도입되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지분 정리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미래에셋의 경우 실질적인 지주에 대한 논란이 있을 텐데, 미래에셋캐피탈의 편법 논란 등 추가적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 후원으로 한국금융연구원이 주관했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금융그룹감독혁신단장과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주제 발표를 진행했고,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좌장을 맡은 토론회에 전성인 홍익대 교수, 민세진 동국대 교수, 양채열 전남대 교수, 박준동 한국경제신문 금융부장,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 김임근 신한금융지주 상무, 최승훈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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