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룡 내정자, '채용비리' 의혹 벗어났지만 부정적 시선 '여전'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대구은행이 김경룡 행장 내정자가 '채용비리' 의혹에서 벗어나면서 미뤄졌던 선임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임인 박인규 회장 겸 행장의 최측근인 만큼 '인적 쇄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이르면 이번 달 안으로 주주총회를 열고 김 내정자를 선임할 계획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채용비리 의혹 때문에 선임이 지연됐는데, 의혹이 해소된 만큼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당초 지난 4일 주총을 열고 행장을 선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내정자를 둘러싼 채용 비리 의혹이 나오면서 내외부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주총을 미뤘다.
앞서 김 내정자는 지난 2013년 경산 지역 담당 본부장을 지낼 때 경산시 금고를 유치하기 위해 담당 공무원 아들을 부정 채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해당 공무원의 자녀는 2014년 대구은행에 입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구지검 특수부는 김 내정자에 대해 혐의점이 불분명하고, 최종 채용 결정권은 박인규 전 행장이 갖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내정자가 '무혐의'를 받으면서 대구은행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구은행의 장기간 이어졌던 'CEO 공백'이 해소된 것은 물론 DGB금융의 인적 쇄신에도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김 내정자를 둘러싼 잡음은 이어지는 모양새다. 김 내정자는 박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행장 후보군으로 오를 때부터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이 나온 바 있다.
무엇보다 DGB금융지주가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진행하고 있는데, '박인규 라인'이라는 꼬리표가 쇄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모범적인 지배구조와 조직문화의 변화를 강조하는 등 조직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DGB금융 계열사 임원들이 사표를 제출하며 김 회장의 인적 쇄신에 발을 맞추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단행되는 조직개편에서 '물갈이 인사'가 예고된 상태다.
김 내정자를 둘러싼 업계 안팎의 시선은 엇갈린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CEO 인선 때 잡음은 항상 따라다니기 마련인데, 검증을 통해 내정됐을 거라 생각한다"며 "수장 공백을 잘 채우고,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구은행 노조는 김 내정자의 선임을 계속해서 반대하고 있다. 이사회에게 반대 의사를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계획이다.
대구은행 노조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채용비리 의혹에서 벗어났지만, 사실 수사를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채용비리와 상관없이 박 전 회장 최측근 인사가 행장을 맡게 되면 인적 쇄신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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