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취임한 엄태관 대표 경영 성적표 '선방'…1분기 최대 매출
[더팩트|고은결 기자] 국내 임플란트 업계 1위 오스템임플란트(이하 오스템)가 지난해 3월 엄태관 대표이사 취임 이후 분기 최대 매출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스템이 '오너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하며 꾸준히 불거졌던 오너 리스크를 불식하고 견조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1일 오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 1085억 원, 영업이익 69억 원, 순이익 4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며 외형 확대에 성공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해외법인의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손실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1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호실적의 원동력으로 신규 사업 부문의 순항과 해외 시장 확대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신규 유니트체어 및 디지털 진단장비의 성장성 확대 ▲인도, 러시아 해외법인 고성장 지속 ▲주력 임플란트 제품 'TSIII'의 국내 판매 호조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연구소장 출신 전문경영인 전면 배치…경영진 리스크 소멸?
지난해 3월 대표이사직에 오른 엄태관 대표는 대학에서 기계공학과 의공학을 전공하고 경영학 석사(MBA)를 딴 연구소장 출신이다. 지난 2001년 오스템에 연구부장으로 합류한 연구개발(R&D) 전문가다. R&D 전문가인 엄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오스템은 치과용 토털 솔루션 업체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임플란트 시장은 국산 점유율이 90%에 달하며 포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임플란트 업체는 글로벌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올해 남미, 중동지역에서 해외법인을 늘리는 등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임플란트 제품 뿐만아니라 치과에서 사용되는 재료, 시술 장비, 인테리어 등까지 아우른다는 것이 오스템의 청사진이다. 엄태관 대표는 지난해 6월 말 문재인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일정인 미국 순방에 동행한 의료·바이오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오너의 지배력이 사실상 막강한 '오너 체제'에서 연구소장 출신의 전문경영인을 수장으로 앉힌 것이 오스템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오스템은 국내 1위 치과용 임플란트 기업임에도 불구, 오너 리스크 극복에 고심해왔다.
창업자인 최규옥 회장은 국내 임플란트 시장을 개척한 업적이 있음에도 불구, 배임·횡령, 성추문 등에 휘말린 바 있다. 가장 최근인 2016년에 최 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2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같은 문제에 발목 잡혀 오스템은 지난 2015년에는 지주사 전환 작업에 착수했지만 재상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아픔을 겪었다.
◆중앙연구소 신축에 899억 투자…R&D 역량 강화 '속도'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오스템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택하며 최대 리스크를 제거했다는 평도 나온다. 연구소장 출신 대표를 내세워 신규 사업 또한 순항하는 모양새다. 오스템은 지난달 31일 중앙연구소 신축에 899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74.67%에 해당하며, 지난 2016년 12월 14일 유형자산 양수결정에서 공시한 마곡지구 토지에 건물을 신축하는 것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투자의 목표는 통합연구시설 신출을 통한 시너지 창출 및 장기 성장 인프라 구축이다. 디지털 수술 분야에서도 속도를 낸다. 디지털 수술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와 시술 기구 등을 갖추는 것은 물론 진단부터 수술까지 데이터를 확보해 디지털 치과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엄 대표가 이끄는 오스템이 R&D 역량을 기반으로 성장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다만 회사 측은 기존 사업 전략대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경영 체제의 전환이 큰 변화를 수반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오스템 관계자는 "오너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지만 이미 정해진 사업 전략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이므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치과 의사 출신인 최 회장은 대외활동은 자제하면서도 교육에는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현재 임플란트 임상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스템은 지난 2002년 임플란트 임상교육 전문기관인 AIC 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임플란트 건보 적용 호재 눈앞…분식회계 논란은 그대로
오스템은 올해 하반기 내수 시장에서 호재를 앞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 7월부터는 65세 이상 노인 임플란트에 대한 본인 부담률이 50%에서 30%로 경감된다. 치과용 임플란트 건강보험 요양급여 적용 연령은 2016년부터 7월 1일부터 65세 이상으로 확대된 바 있다. 보험 확대 적용의 수혜는 내수 점유율이 높은 상위 업체에 고스란히 돌아갈 전망이다. 오스템의 경우 국내 임플란트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오스템의 해외 공략 또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오스템의 지난해 생산 실적 규모는 6890억 원에 육박한다. 지난해에는 해외 대형 법인을 주축으로 내실을 다지는 영업 활동을 펼치며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게 오스템 측의 설명이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10.9%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으며 특히 인도,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성장세가 돋보였다. 회사 측은 "해외 주요국 통화정책에 따른 대외 통상환경 악화를 대비하기 위해 인도, 러시아, 중동 등 신규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임플란트 업계를 시끄럽게 한 '분식회계 논란'은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임플란트 업체 간 상이한 회계 처리 방식으로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오스템은 지난 2016년 금융감독원에 덴티움에 대해 분식회계 의혹이 있다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오스템 측은 덴티움이 선수금을 받고 이를 전액 매출로 계상해 '실적 부풀리기'를 행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금감원은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를 통해 덴티움에 대한 회계 감리를 진행했다. 한공회는 감리 결과 덴티움에 반품충당금부채를 과소계상했다며 '과실' 결론을 내리고 중요도는 'II(2)' 단계에 해당한다는 조치사전통지서를 통보했다. 이후 덴티움은 2008년부터 8개년 감사보고서를 수정했다. 업계에서는 표면적인 이슈는 매듭지었으나, 통일된 회계 지침의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플란트 업계의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 현재까지 달라진 점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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