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 원안위·강종민 원안위 위원장 형사고발…오늘 고발장 제출
[더팩트|서울중앙지검=고은결 기자]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최근의 '대진침대 사태'는 당국의 무사만일이 불러온 '관재(官災)'라며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와 강종민 원안위 위원장을 형사고발했다. 이는 이달 초 국내 중소업체 대진침대의 다수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 '라돈'이 다량 검출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데 따른 것이다.
소비자주권은 31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안위와 강 위원장을 형사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비자주권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박순장 소비자주권 소비자감시팀장(대표 고발인)과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은 고발인 자격으로 나서 원안위와 강종민 원안위 위원장을 형법 제122조 직무유기로 고발했다.
소비자주권은 피고발인들이 문제가 된 대진침대 등 매트리스 내 음이온 파우더에 모나자이트가 함유된 점을 2014년부터 자체 조사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피폭량 측정이나 검사 관리 감독을 전혀 하지 않고 방치한 점은 직무유기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주권은 구체적으로 ▲피고발인들이 2014년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대진침대처럼 침대 속 커버 원단 안쪽에 음이온발포 스펀지에 방사능 물질 모나자이트가 함유됐음을 사전에 알았고 ▲피고발인들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매트리스의 피폭방사선량을 측정하지 않았으며 ▲대진침대 사건 직후에도 피폭선량이 초과한 매트리스를 방치한 점을 지적했다.
특히 대진침대 검사에 쓰인 시료(샘플)는 소비자 측 시료를 배제하고 대진침대 측이 제공한 것을 사용해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소비자주권은 지적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최근 대진침대 사태는 사회적 혼란과 국민적 불안을 초래했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안전에 관한 관리·감독 업무를 관장하는 원안위 행보에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성 관리 구멍'에 비난 목소리 커져
원안위는 이달 초 대진침대 사태가 터진 이후 책임론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다. 특히 대진침대 제품의 방사선 피폭 기준치 측정 결과가 나올 때마다 소비자와 시민단체 원성은 커져만 갔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10일 대진침대 7종 모델의 1차 조사 발표에서 해당 제품 7종은 연간 피폭선량이 법적 기준에 적합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원안위는 불과 5일 만에 7종 모델이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이하 생활방서선법)의 가공 제품 안전 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으로 확인돼 행정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또 3차 조사 결과 발표에서 추가적으로 14종의 매트리스가 연간 피폭선량을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원안위는 3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부랴부랴 정부합동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온라인 상에서 관련 대책을 알리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3차 발표 이전까지 연간 피폭선량이 초과된 매트리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으며 원안위가 관련 매트리스를 수거하고 폐기하는 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사회에서는 제조사인 대진침대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관리 당국인 원안위이 소극적으로 대처했으며 사전 예방에도 소홀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주권 측은 "원안위는 원자력과 피폭 방사선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관"이라며 "원안위의 미온적 태도에 소비자들은 방사선에 피폭된 침대를 계속 사용해 건강에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진침대 사건이 계기가 돼 생활 속 '방사능 포비아'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향후 역할이 더욱 막중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은 전날 진행된 '라돈 침대 사태와 시민안전' 좌담회에서 "천연방사성물질 이용과 관련해 생산과 수입·인허가·판매에 대한 강력한 규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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