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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부산경마장 말 관리사 '무기한 파업' …한국마사회 '초긴장'

  • 경제 | 2018-05-31 00:00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리사 노조가 지난 29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노조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경고 파업을 하고 있는  모습. /이선화 기자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리사 노조가 지난 29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노조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경고 파업을 하고 있는 모습. /이선화 기자

말 관리사 노조 전면 농성 돌입…농림식품부와 면담

[더팩트|고은결 기자] 부산경마장 말 관리사들이 기존 조교사 '개별 고용'을 '집단 고용'으로 변경하는 등 '말 관리사 처우개선안' 이행을 촉구하며 무기한 전면파업에 나섰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경마팀의 감독격인 조교사는 말 관리사를 개별 고용한다.

이에 부산경마장 말 관리사 노조가 반발하자 한국마사회와 노조가 지난해 농림식품부 중재로 처우 개선안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가 처우개선안을 이행하지 않아 노조가 시위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개별 고용이 집단 고용으로 변경되면 개별 조교사들의 부당 행위를 차단하고 고용 구조가 더욱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주 170여 명이 참여한 경고 파업에 이어 230여 명의 말 관리사가 참여하는 이번 파업으로 경마장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마사회는 말 관리사 노조가 지적하는 조교사 단체 출범을 두고 진땀을 흘리고 있다.

31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리사 노조에 따르면 노조원 230여 명은 '고용구조 개선 합의안' 이행을 위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25일부터 사흘 동안 경고파업을 진행했으며 서울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행진하는 상경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노조 안팎에서는 지난해 부산 경마장의 말 관리사 두 명이 근로환경 개선을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으려면 진정성 있는 협의가 도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노조는 29일 농림식품부와의 회동 이후 마사회 내부에 농성장을 꾸려 투쟁 일정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말 관리사 노조는 29일 농림식품부와 면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25일 상경 시위를 하며 광화문에서 청와대로 이동 중인 노조의 모습. /이선화 기자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말 관리사 노조는 29일 농림식품부와 면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25일 상경 시위를 하며 광화문에서 청와대로 이동 중인 노조의 모습. /이선화 기자

◆노조-마사회 '평행선 달리기'…"협회 출범 의지 부족" vs "조교사 간 협의 등 문제로 지연"

노조는 지난해 8월 농림식품부 중재로 한국마사회와 합의한 '말 관리사 처우개선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해왔다. 개선안 핵심 내용은 개별 조교사에게 고용되는 현행 제도를 조교사 단체에 집단 고용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용 상의 안정을 갖추자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부산경마장에는 아직 조교사 단체가 설립되지 않았다.

특히 노조는 "한국마사회가 1993년 서울 조교사 협회 출범 당시 37억 원을 지원했지만 부산 조교사 협회 출범에는 3억 원만 지원해 출범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 측 해석은 다르다. 개인마주제로 전환된 1993년과 현재 상황을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없으며 부경 조교사 협회 출범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1993년이 마주제로 전환되는 시기인 점을 감안해 안정적인 신분 전환을 위해 조기협회(조교사·기수협회)에 23억 원을 지원했지만 협회 운영 재원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1993년 당시 개인마주제로 변경되면서 마주(馬主)가 한국마사회에서 조교사로 바뀌었는데 마사회 직원에서 개인사업자, 협고용 근로자로 신분이 달라져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조교사협회 출범 과정 쉽지 않네…임금인상 협의도 '난항'

아울러 노조 측은 지지부진한 협회 출범을 두고 마사회 측 의지가 부족하다며 볼멘소리를 낸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조교사 간 이견이 생겨 협회 출범 문제를 놓고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가입을 원하지 않는 조교사들도 있어 협의 도출에 어려움이 생겨 조교사 협회 출범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조교사 협회 설립의 주체는 마사회가 아닌 조교사"라고 강조했다.

말 관리사 노조가 주장하는 임금 인상안도 양측간의 '뜨거운 감자'다. 성과연봉제를 호봉제로 전환하면서 기본급과 호봉격차 책정에 이견이 있다는 얘기다. 말 관리사 노조는 연내 9억~10억 원의 경마상금을 추가 책정하고 내년 경마상금은 22% 인상된 220억 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경마상금 범위 내에서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도 "무리한 요구에는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국마사회 측은 지난 경고파업 당시에는 잔류 인력을 통해 경마 경기를 정상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경마장은 월요일, 화요일이 휴무인 만큼 이달 30일부터 노조 파업으로 경기장 운영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아직 노사간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는 단계이므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ke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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