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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국산 바이오시밀러, 시장 활황 속 날개 달 전략은

  • 경제 | 2018-05-13 06:00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퍼스트무버 전략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더팩트 DB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퍼스트무버 전략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더팩트 DB

퍼스트무버 전략-후발주자의 차별화 통할까

[더팩트|고은결 기자]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 의약품 복제약) 시장이 성장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 또한 멈춤 없는 공략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의약품위탁생산(CMO)이 주력 사업인 회사는 물론, 종근당 등 전통 제약사까지 바이오시밀러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이들 기업은 선제적으로 시장을 주도하는가 하면 오리지널의 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12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오는 2019년까지 약 29조 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이어지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분기까지 바이오시밀러 수출액이 8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총 의약품 수출액의 30.1%에 달하는 수준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10~30%까지 저렴한 가격이 막강한 경쟁력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 세포나 조직 등을 이용해 제조되므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바이오시밀러는 환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비용 부담은 줄여주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의약품 처방 대상인 신규 환자들에게 바이오시밀러의 처방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시장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셀트리온, 오리지널 위협하는 시밀러 전략은

특히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 산업에 대한 관심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해 지난 2016년 12월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레미케이드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이듬해 삼성바이오에피스 또한 레미케이드의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를 미국에서 출시했다.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점한 우위는 '속도'다. '퍼스트무버'의 선점 효과가 높은 바이오시밀러의 특성상 가격 우위를 내세워 오리지널을 위협하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실제로 존슨앤드존슨은 올해 1분기 레미케이드의 미국 매출액이 9억1600만 달러(한화 98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했다.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이 매출 감소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0.3% 증가한 1165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450억 원으로 24.6%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832억 원으로 24.1% 상승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램시마의 유럽 및 미국 시장 판매 증가,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시장 점유율 확대 등에 힘입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향후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3개 제품을 통한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청사진이다.

최근 분식회계 논란에 휘말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의 유럽 진출 낭보를 전했다. 임랄디는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다. 이는 휴미라의 특허를 가진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와의 특허 분쟁에서 합의를 도출한 결과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는 다른 업체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견고한 '특허 장벽'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특허 장벽을 허물고 오는 10월부터 임랄디를 유럽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임랄디는 지난해 8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판매 허가 승인을 받았으며 유럽에서는 마케팅 파트너사 바이오젠을 통해 판매된다. 미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으면 2023년부터 판매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퍼스트무버 위치에 오른 국내 기업의 제품들이 현지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LG화학과 종근당 등의 대형 제약사도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 제공
LG화학과 종근당 등의 대형 제약사도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 제공

◆전통제약사도 바이오시밀러 시장 눈독…'차별화' 눈길

오랜 업력의 전통 대형제약사 또한 바이오시밀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지난 3월 자체 개발한 첫 바이오시밀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LG화학의 바이오시밀러 '유셉트'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다.

유셉트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중 후발주자지만, 오리지널과 다른 새로운 장점으로 공략에 나설 구상이다. LG화학에 따르면 유셉트는 국내 허가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중 첫 오토인젝터 형태다. 환자들의 편리한 투여를 위해 오토인젝터 형태로 주사기를 만들었으며 오리지널보다 가는 주삿바늘을 적용했다. 아울러 한국인 대상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신뢰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종근당도 바이오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세대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11101'이 미국에서 제법(製法)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CKD-11101은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다. 종근당 관계자는 "2014년 국내를 시작으로 총 9개국에서 CKD-11101의 제법특허를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 또한 빈혈치료제, 유방암치료제, 건선치료제 등의 바이오시밀러 3종을 개발 중이다.

한편 보건산업의 적극 지원을 약속한 정부 또한 바이오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안에 '헬스케어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며 보건산업 육성의 전진 기지를 구축했다. 지난 8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8개 정부부처는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를 열고 바이오 기술 기반 일자리를 4만6000개로 늘리기로 했다.

ke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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