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씽큐' 국내 출격…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반전 성공할까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동통신 유통점 직원들을 만나면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들이다. 말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더라도 LG전자 스마트폰의 성공에 대해 대개 의문을 던진다. 이유는 단순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체제가 너무나 굳건하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와 애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LG전자가 틈새를 파고들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구도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이 구도를 깨트리고 싶다. 문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러 변화를 시도하다 적자를 떠안기도 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올해는 어떨까. LG전자가 또 한 번 도전의 첫발을 내디뎠다. 11일 'G7 씽큐'라는 이름을 단 신제품에 대한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인공지능(AI)이 탑재돼 알아서 최적의 촬영 모드를 추천한다. 야외에 나가도 화면이 또렷하게 보이는 디스플레이와 기기 자체가 울림통 역할을 하는 스피커 등도 특징이다. LG전자의 역량이 집약된 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로선 'G7 씽큐'가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G5'와 'G6' 등 전작들도 국내외에서 호평받았지만, 막상 까놓고 보니 결과는 아쉬웠다. 'G7 씽큐'도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 다만 최근 유통점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흥행을 기대케 하는 요소들이 발견된다. 유통점 직원들의 의견은 소비자의 반응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만큼 주목할 만하다.
우선 삼성전자와 애플의 위세가 예전만 못 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 지배력은 여전하지만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9'이 전작과 비교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의 경우에도 '아이폰X(텐)'의 부진과 '배터리 게이트'로 난항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춤하고 있는 이유로는 성능 상향으로 인한 단말기 교체 주기 연장 등이 꼽힌다.
사실 이는 LG전자에도 해당되는 문제다. 그럼에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건 고착화된 시장 점유율을 뒤집으려는 LG전자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야 이를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변화에 발을 맞추려는 듯 LG전자는 'G7 씽큐'의 콘셉트를 '오래 쓰기 좋은 스마트폰'으로 잡았다. 앞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목소리가 반영된 애프터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것도 방향을 잘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전자기기로, 소비자는 스마트폰 구매를 놓고 '모험'하지 않는다. 혁신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믿을 수 있는 브랜드에서 나온 가장 기본기 탄탄한 제품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비용을 많이 지불해야 하는 프리미엄 제품일수록 더 그렇다.
LG전자 제품의 성능이 경쟁사 대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문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내에서 '믿을 수 있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장기적으로 '소비자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센터'를 신설해 사후지원을 강화하거나 중고 보상 프로그램의 혜택을 확대하는 등 신뢰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외에도 'G7 씽큐'의 강점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다. 'G7 씽큐'의 가격은 89만 8700원으로, 오히려 전작 'G6'(89만9800원)보다 소폭 저렴해졌다. 통상적으로 스마트폰 신제품의 경우 전작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부수적으로 글로벌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G7 씽큐' 모델로 선정된 것도 판매량 증가 효과를 기대케 한다.
LG전자의 과제는 '경험 제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 자체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면 그 가치를 어떻게 소비자에 전달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써봐야 좋은지 알고 해당 브랜드에 호감을 느낀다. LG전자가 강조하는 오디오(Audio), 배터리(Battery), 카메라(Camera), 디스플레이(Display) 등도 체험 기회가 주어졌을 때 빛을 볼 테니까.
물론 'G7 씽큐'를 놓고 시장의 판을 완전히 뒤집을 정도의 파괴력을 갖춘 제품으로 평가하진 않는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이후 적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가 '새로운 도약'을 외치며 단계별 계획을 실행하고 있고, 또 그 도약의 출발선에 있는 제품이 평가가 좋은 'G7 씽큐'라는 게 기대감을 높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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