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이어 대우건설, 현대건설 경찰 압수수색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줄줄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며 노심초사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주요 재건축 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지난해 과열됐던 재건축 시장이 올해도 이어질지 아니면 움츠러들지 관심이 쏠린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9구역이 정비안 수정을 마치고 시공사 선정에 돌입한다. 흑석뉴타운 9구역은 일반 물량이 많은 데다가 부분임대까지 도입돼 사업성이 높아 주요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3월 진행된 흑석뉴타운 9구역 현장설명회에는 13개 건설사가 참여하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GS건설과 롯데건설이 흑석뉴타운 9구역 시공권을 놓고 재격돌한다. 두 건설사는 지난해 서초구 방배13구역과 한신4지구, 송파구 미성크로바 재건축 수주에서 경쟁을 벌여왔다.
당시 GS건설이 방배13구역과 한신4지구의 시공권을 가져왔으며 롯데건설은 미성크로바 시공사로 선정됐다.
흑석뉴타운 9구역의 정비안을 보면 전용면적 40~60㎡ 임대주택 262가구를 비롯해 50~60㎡ 미만 629가구, 60~85㎡ 미만 576가구, 85㎡ 이상 69가구 등 총 1536가구로 지하 7층~지상 25층 규모의 아파트 21개 동의 대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약 4000억 원에 달하며 이달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
강남구 대치동의 재건축단지인 대치쌍용2차도 시공사 선정에 시동을 걸었다. 대치쌍용2차는 현재 지상 14층 364가구 규모의 단지를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560가구 규모로 짓게 된다. 공사비는 약 1800억 원 수준이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내달 2일이다.
대치쌍용2차 시공권 선정 입찰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참여했다. 애초 현대건설은 흑석뉴타운 9구역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치쌍용2차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와 개포주공8단지 등에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걸며 수주에 성공했다. 대치쌍용2차에도 디에이치 브랜드를 앞세운다. 대우건설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으로 경쟁을 펼친다.
대치쌍용2차의 사업 규모는 다른 재건축사업장과 비교해 크지 않지만 학군 수요가 풍부한 입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주요 건설사들이 서울 알짜배기 재건축 사업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작년 치열했던 재건축 수주 경쟁의 여파로 일부 건설사들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GS건설과 경쟁했던 롯데건설은 조합원들에게 금품·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홍보대행사 세 곳에 80억 원을 지급했으며, 홍보대행사는 재건축 조합원들에게 상품권이나 가전제품 등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올해 1월에는 신반포 15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대우건설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현대건설은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서 금품을 뿌린 혐의로 지난달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경찰은 현대건설뿐만 아니라 다른 건설사들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이 강남권 재건축 사업 비리를 샅샅이 파헤치고 나서자 건설업계와 재건축 조합은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이 과잉 양상을 보였고 일부 건설사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 건설사들이 자정의 의지를 밝힌 만큼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수주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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