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경영일선 복귀 노리나…신동빈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건 제출
[더팩트|고은결 기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또 한 번의 '롯데그룹 경영권' 탈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패배했음에도 불구, 일본 내 롯데 지분을 내세워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지피려는 모습이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가능성이 그룹 안팎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신 전 부회장는 오는 6월 예정된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신을 이사로 선임할 것과 신동빈 회장 및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안건을 제출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13일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되며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한 상태다. 경영진이 구속될 경우 이사회에서 곧바로 해임 또는 자진사퇴하는 관행을 자신에게도 적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롯데홀딩스의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이사직에서도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의 이사 해임안건 제출을 놓고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과는 별개로 '롯데 흔들기'가 다시 불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롯데그룹은 창립 51년 만에 직면한 '총수 공백'이 두 달을 넘기며 한국과 일본 간 '원 리더' 체제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50여 년간 이어진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를 지배하는 '원 롯데'의 구심점 노릇을 해왔기 때문이다.
◆'연전연패' 굴하지 않은 신동주…총수공백 장기화 노려 분쟁 다시 불 붙나
재계에서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최근 자신을 이사에서 해임한 일본 내 4개 계열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 지방법원은 지난달 29일 신 전 부회장이 롯데,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부동산주식회사 등 4개 계열사를 상대로 제기한 6억2000만 엔(약 62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법원이 신 전 부회장에 대한 롯데 등의 이사직 해임에는 문제가 없다고 인정한 셈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에서 제기한 소송에서도 올해 1월 패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앞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2015년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했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은 같은해 10월 "부당한 해임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두 회사를 상대로 8억7900여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2015년 8월 정기주총, 2016년 3월과 6월, 2017년 6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과 벌인 네 차례 표 대결에서도 모두 졌다. 한일 양국에서 제기한 소송과 표 대결에서 '연전연패'하며 신 전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처럼 신동빈 회장을 향한 일본인 경영진의 지지가 굳건하다는 점은 신 전 부회장의 이번 '반격' 또한 불발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보탠다.
그러나 사면초가에 놓인 신 전 부회장이 또 다시 롯데 흔들기에 나서며 그룹의 고민은 계속 될 전망이다. 신 회장이 영어(囹圄)의 몸이 되며 경영 일선에 물러나 있는 동안 신 전 부회장의 '신동빈 흔들기'가 계속 되면 경영권 분쟁의 재점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야심차게 띄웠던 '뉴롯데' 구상이 총수 구속으로 제동이 걸리면서 이같은 우려는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뉴롯데란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 투명성 강화 등에 방점을 찍은 롯데그룹의 새로운 비전이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의 이번 주주제안은 그가 일본 광윤사의 최대 주주(50%+1주)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광윤사는 한일 롯데 지배구도의 정점에 선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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