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평형, 고정비 높고 환금성 떨어져 인기 ↓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주택시장에 중소형화가 고착되는 분위기다. 대가족 시대가 저물면서 중대형 면적의 주택 거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85㎡ 이하 주택이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권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부동산 규제가 시행되면서 실속을 택한 소비자들이 늘어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내달부터 7월까지 전국 입주예정 아파트는 10만4799세대로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주택 규모별로는 60㎡ 이하는 2만6552세대, 60~85㎡ 6만7410세대, 85㎡ 초과 1만837세대로, 85㎡이하 중소형주택이 전체의 89.7%를 차지했다. 특히 국민 주택이라 불리는 중소형 평형인 60~85㎡는 전체의 64.3%에 달한다.
중소형 평형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매맷값 상승률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40㎡ 미만의 소형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작년보다 8.3% 올랐고, 40~62.8㎡의 중소형 아파트는 같은 기간 6.4% 상승했다. 반면 중형(62.8~95.9㎡)과 중대형(95.9~135㎡), 대형(135㎡ 이상)의 상승률은 1.4~2.0%에 그쳤다.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주택시장의 실수요층 중심으로 변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소형이지만 건설사마다 특화설계를 통해 중형 못지않은 공간 효율성으로 수요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건설사들은 전 세대를 중소형 중심으로 분양하는 추세다. 대림산업이 지난 20일 분양에 들어간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레'는 총 7개동, 632가구를 85㎡ 이하의 중소형 평면으로 구성했다. 또 내달 분양 예정인 'e편한세상 금정산'도 1969가구가 모두 85㎡ 이하로 이뤄졌다.
대우건설이 이달 분양하는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는 3개동 총 548가구가 전용면적 84㎡로 구성된다. 포스코건설이 내달 분양하는 '분당 더샵 파크리버'와 현대건설이 오는 6월 부산 연산동에 분양하는 '연산3구역 힐스테이트'는 모두 전용면적 59~84㎡로 조성된다.
코오롱글로벌이 지난달 분양한 '부평 코오롱하늘채'도 7개동 총 922세대가 모두 84㎡ 이하 중소형이다. 특히 주목받는 초소형 주택형인 34㎡와 틈새면적으로 각광받는 71㎡, 72㎡ 평형도 상당수 포함됐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과거 대형 평형 아파트는 투자 상품이나 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집의 개념이 오랫동안 사는 곳에서 언제든 이사 갈 수 있다는 인식 변화로 환금성(팔아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성질)이 주택시장의 중요한 요건으로 자리잡게 됐다. 자연스럽게 대형 아파트의 수요가 줄어들었다. 또 가족 단위가 2~3명으로 줄어든 것도 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줄어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쏟아낸 부동산 대책으로 투자가 위축되고 실수요층 중심으로 변화한 것도 중소형 아파트 전성시대로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중대형 아파트보다 자금 부담이 적은 중소형으로 수요층이 옮겨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대형 아파트는 중형보다 두 배 가까이 더 높은 고정비 때문에 부담이 있다. 대형 아파트의 선호 수요가 없지 않지만 제대로 된 가격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중소형에 비해 저평가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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