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 눈앞에 둔 킹존 vs 아프리카…"우리가 승리한다"
[더팩트ㅣ삼성동=이성락 기자] "상대가 누구든 간에 무조건 이긴다."(강동훈 킹존드래곤X 감독)
"어디를 공략해야 할지 눈에 보인다."(최연성 아프리카프릭스 감독)
'2018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결승에 오른 두 팀 감독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각자 예상하는 경기 양상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우승컵을 향한 열망은 누구 하나 뒤처지지 않았다.
라이엇게임즈는 10일 오후 서울 강남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에서 롤챔스 스프링 결승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결승에 오른 킹존·아프리카의 감독 및 코치, 그리고 킹존의 '고릴라' 강범현과 '비디디' 곽보성, 아프리카의 '쿠로' 이서행과 '투신' 박종익이 참석해 결승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두 팀 감독의 기 싸움뿐만 아니라 선수들 간의 재치 있는 입담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고릴라'와 '쿠로'는 서로의 '멘탈'을 지적(?)하는 모습으로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 킹존·아프리카가 예상한 경기 스코어는 '3-0' 또는 '3-2'
이날 행사에서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강동훈 감독은 "2연속 LCK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후 "2연속 우승도 탐이 난다. 결승에서는 더욱 강해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동훈 감독이 예상하는 스코어는 3-0 킹존의 승리다. 그는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결승을 5번 정도 치러봤다"며 "결과는 한 번도 패배한 경험이 없다. 이전에도 다 이겼으니까 3-0 승리를 예상한다. 빨리 끝내 드리겠다"고 말했다.
킹존의 주장인 '고릴라'의 생각도 비슷했다. 3-0 또는 3-1 우승을 예상한 '고릴라'는 "킹존이 한판 졌을 때보다 아프리카가 한판 졌을 때 정신적으로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연성 감독은 3-2 아프리카의 승리를 점쳤다. 정규 시즌 동안 보여준 킹존의 전력이 강했던 만큼 이기더라도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항상 3-2로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쉽게 이기겠다는 생각을 하면 그만큼 쉽게 넘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투신'은 "다전제에서 아프리카의 승률이 나쁘지 않았다"며 "세트 스코어에 관계없이 무조건 이기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 '고릴라' vs '쿠로' 누가 더 멘탈이 약할까
과거 같은 팀에서 활동했던 '고릴라'와 '쿠로'는 이날 '누가 더 멘탈이 약하냐'를 놓고 옥신각신하며 웃음기 넘치는 상황을 연출했다.
먼저 저격(?)한 선수는 '고릴라'다. 그는 "'쿠로'가 다전제에서 멘탈이 약하다. 멘탈 부분에서는 킹존이 훨씬 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쿠로'는 "다전제에서 멘탈이 약하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반대로 '고릴라'가 다전제에서 패하면 화를 내는 편"이라며 "킹존에서 정신력이 약한 선수가 몇 명 있는 것으로 안다. 만약 킹존이 한 세트라도 진다면 '고릴라'와 그 선수들 모두 함께 무너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쿠로'의 반박에 다시 마이크를 잡은 '고릴라'는 "멘탈이 약점이었으나, 롱주게이밍 때부터 경기를 치르면서 많이 발전했다"며 "그 당시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응수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공교롭게도 두 팀의 미드라이너와 서포터가 함께 참석했다. 선수들은 맞라인 상대인 서로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결승전에서 만나면 "절대 지지 않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킹존의 '비디디'는 '쿠로'에 대해 "팀 케어를 잘하면서도 노련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후 자신이 더 피지컬이 좋다는 점을 앞세우며 "라인전에서부터 '쿠로' 선수를 찍어 누르면서 캐리하는 모습으로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쿠로' 역시 '비디디'의 라인전 능력을 인정했다. 다만 자신을 상대로 쉬운 경기를 치르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고릴라'는 상대인 '투신'의 앞선 경기를 보면서 "'저렇게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칭찬했다. 특히 '투신'의 이니시에이팅(한타를 유발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고릴라'는 "이니시에이팅을 할 때 자신이 보는 각과 팀원이 보는 각이 서로 다르다. 근데 '투신'은 자신이 보는 각을 정말 잘 재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는 정말 잘하는 선수다"고 치켜세웠다.
◆ 롤챔스 결승, 관전 포인트는 '미드·정글' 싸움
두 팀의 감독 및 코치진은 나란히 결승전의 관전포인트로 '미드·정글' 싸움을 꼽았다. 모든 라인이 중요하지만, 초반부터 경기 흐름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미드·정글' 주도권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승민 킹존 코치는 "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면서 '투신'이 어떤 상황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드·정글' 주도권을 먼저 잡아서 '투신'이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없도록 봉쇄하겠다"고 말했다.
임혜성 아프리카 코치 역시 "미드·정글'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가 굉장히 중요해 보인다. 또 킹존은 모든 라이너가 플레이메이커다. 어디 한쪽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야스오 이어 '깜짝' 챔피언 등장할까
이날 미디어데이에서는 '깜짝' 챔피언이 등장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앞서 '쿠로'가 플레이오프에서 미드 야스오를 선택, 뛰어난 활약을 펼쳐 큰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선 강동훈 감독에게 '쿠로'의 야스오 선택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킹존도 연습 과정에서 야스오를 많이 했다. 야스오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깜짝' 챔피언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챔피언을 선택할지 여기서 밝힐 순 없지만, 다른 팀보다 준비 기간이 많았던 만큼 '깜짝' 챔피언은 생각해뒀다"며 "다만 아프리카가 어떤 챔피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등장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 상황에 따라 준비한 카드를 꺼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성 코치는 '깜짝' 챔피언 등장 여부와 관련해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일반적인 챔피언에 1~2가지 정도만 다른 챔피언을 섞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아프리카가 챔피언 선택 폭이 넓다고 하는 데 사실 준비된 카드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 킹존 vs 아프리카, 우승컵 주인은 누구
이번 롤챔스 스프링 결승은 오는 14일 오후 5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정규 시즌 내 성적이 가장 좋았던 1·2위 팀 간 대결이라는 점에서 양보 없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정규 시즌 1위로 결승에 직행한 킹존은 지난해 롤챔스 서머에 이어 2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아프리카는 2015년 창단 후 처음 우승컵을 눈앞에 뒀다는 점에서 이번 결승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객관적인 전력상 킹존이 아프리카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정규 시즌에서도 킹존이 아프리카를 상대로 2승(세트스코어 3-1)을 챙겼다. 하지만 강팀인 KT를 꺾고 올라온 아프리카의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롤챔스 스프링 우승팀에게는 상금 1억 원과 함께 다음 달 3일부터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 펼쳐지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출전하는 자격이 주어진다.
강동훈 감독은 "아프리카에 있는 '쿠로'와 '투신'은 IM 시절 저와 함께했던 선수들이다. 우선 결승에 진출한 것과 관련해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열심히 준비해 결승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연성 감독은 "이제 롤챔스 결승까지 3일 정도 남았다"며 "이 시간을 잘 활용해서 아프리카팀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팬들이 즐거울 수 있는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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