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소득 24% 빚 갚는데 쓰는 취약차주, 금리 오르면 부담 커져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가계 부채의 전체적인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의 빚은 계속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이들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이 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이면서 다중채무자인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가 전체 가계대출 1370조1000억 원의 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82조7000억 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4조2000억 원 올랐다. 차주 수도 전년 말 대비 3만3000명이 늘어 149만9000명이 됐다.
특히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고 저신용인 차주도 크게 늘었다. 2016년 말에 40만6000명이었던 차주는 1년 새 41만8000명이 됐다. 대출 규모는 12조7000억 원으로 5000억 원 늘어났다. 당장 전체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계속되는 증가세에 취약차주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취약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24.4%에 달한다. 연 소득 24.4%가 대출을 상환하는데 사용된다는 말이다. 가계대출 차주 전체의 DSR은 10.9%인 것에 대비해 크게 높은 상태인 것이다. 여기에 금리가 0.1%포인트 오를 때마다 상승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취약차주가 비은행에서 대출받은 규모가 더 크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비교적 금리가 낮은 은행권(33.6%)보다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대부업에서의 대출 비중이 66.4%로 두 배 수준이다. 그만큼 취약차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 수준이 높다는 의미다.
한은은 "최근 취약차주의 차주 수와 부채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오르면 취약차주는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2016년 4분기 이후 전체 7등급 이하 저신용자 중 연체 차주 대출 비용이 과거보다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재무건전성 변화를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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