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 "법정관리는 막아야"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고공 농성 중인 노동조합 대표단을 만나 대화를 제안했지만, 노조는 법정관리를 받더라도 해외매각은 반대의 뜻을 고수했다. 노조는 고용불안과 기술유출 등에 대한 우려로 중국의 더블스타에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김종호 회장은 지난 12일 오후 광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 고공노성장을 찾아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에게 대화를 제안했다. 김종호 회장은 "법정관리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면서 인수후보자인 중국의 더블스타의 인수 목적과 조건 등을 노조대표단에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더블스타에 매각되는 것보다 법정관리를 받겠다고 맞서면서 김종호 회장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14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로 가면 법원에 고강도 회생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 즉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지게 된다. 만약 금호타이어의 회생계획안과 독자 생존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법정관리 신청이 거부될 경우 청산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노조가 더블스타를 주인으로 맞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로 고용불안과 기술유출을 들고 있다. 지난 2004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차는 당시 생산설비 투자와 고용 유지를 약속했지만 인수 1년6개월만에 대규모 정리계획을 발표했다. 쌍용차 사태가 금호타이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3년간 고용을 유지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그 이후 공장 폐쇄 내지는 파산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또 세계 12위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가 32위 정도인 더블스타로 넘어가면 중국 타이어 업체들이 기술력을 공유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에 편승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타이어업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우려를 이해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조정 비용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더블스타, 금호타이어에 목메는 이유는?
중국의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는 국가가 운영하는 소위 공기업이다. 중심 성장 동력은 스마트장비, 클라우드 네트워크, 부동산 등이며 신발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더블스타가 타이어 업계에 발을 들인 것은 지난 2002년이다. 더블스타는 화칭그룹을 인수하면서 트럭과 버스용 타이어를 제작했으며, 2005년에는 동펑타이어를 인수해 승용차 타이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체 기술 개발보다 인수합병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더블스타는 트럭과 버스용 타이어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져왔지만 업력이 부족한 승용차용 타이어 시장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레이싱 타이어, 친환경 타이어, 스노 타이어 등 승용차용 타이어 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투기용 타이어를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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