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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감원장까지 번진 채용 비리…금융당국·하나금융 모두 '난감'

  • 경제 | 2018-03-12 11:46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내던 2013년 지인 아들의 하나은행 채용을 부탁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더팩트 DB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내던 2013년 지인 아들의 하나은행 채용을 부탁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금융권의 채용 비리 파장이 최흥식 금융감독원(금감원) 원장까지 번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다시금 떠오른 채용 비리 논란에 당국과 하나금융지주(하나금융)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KEB하나은행에 2013년 채용 자료를 요구했다. 당시 채용에서 점수 조작이나 기준 변경 등이 있었는지다.

이는 최 원장의 채용 비리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최 원장은 하나금융 사장 시절인 2013년 지인 아들의 하나은행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지주 회장은 현 김정태 회장, 하나은행은 김종준 행장이었다.

최 원장은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단순히 이름을 전달하고 결과를 알려달라 했을 뿐, 채용 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측도 "검찰 수사 중이어서 서버를 건드릴 수 없고, 담당자를 탐문한 결과 최 원장이 지주 사장으로서 합격 여부 등을 물어본 것"이라며 "채용 과정에 관여하거나 점수를 조작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의 채용 비리 의혹을 두고 당국과 하나금융의 갈등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더팩트 DB
최 원장의 채용 비리 의혹을 두고 당국과 하나금융의 갈등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더팩트 DB

그런데 최 원장의 채용 비리 의혹은 금융 당국과 하나금융의 갈등설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당국과 하나금융의 대립이 이어지면서 최 원장의 채용 비리 논란에 하나금융 측이 나선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금감원이 최근 하나은행 채용실태 검사 때 2015~2017년 자료가 모두 삭제돼있었는데, 더 오래전인 2013년 자료가 흘러나온 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해당 자료는 내부자가 아닌 이상 알기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당국과 하나금융 사이의 묘한 기류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왔다. 지난해 12월 최 원장이 금융지주의 '셀프연임'을 비판했는데,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3연임을 앞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또한 금감원은 아이카이스트 특혜 대출, 사외이사 물티슈 구매 의혹, 채용 비리 의혹 등을 조사하면서 하나금융과 충돌은 더욱 거세졌다. 하나금융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관계도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실제로 나선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의혹으로 인해 하나금융도 난감한 상태일 것"이라며 "채용 비리 의혹이 그룹 내에서 제기된 것은 물론 당국과 갈등 관계가 부각되면서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채용 비리 의혹은 당국과 하나금융을 함께 겨냥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사실상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이 확정되면서 주총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하나금융에 타격을 입으면서까지 당국에 맞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 원장보다 오히려 김 회장을 공격하는 쪽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면서 "이번 채용 비리는 단순히 최 원장의 일이 아니고, 하나금융과도 연관이 있고, 하나금융과 당국의 갈등 관계를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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