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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군산공장 폐쇄' 한국지엠 철수설 현실화될까

  • 경제 | 2018-02-14 00:00
한국지엠(GM)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지엠 본사가 최근 한국 정부에 자금 협조 요청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군산공장까지 폐쇄돼 업계 안팎에선 철수설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한국지엠(GM)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지엠 본사가 최근 한국 정부에 자금 협조 요청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군산공장까지 폐쇄돼 업계 안팎에선 철수설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한국지엠 철수설 논란이 한 층 더 뜨거워졌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이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파산뿐이다"며 한국시장을 겨냥한 데 이어 최근엔 미국 제너럴모터스가 한국 정부에 자금 협조 요청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가동률이 저조한 군산공장까지 패쇄됐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바라 회장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 사업장을 거론하면서 "독자 생존이 가능한 사업을 위해 조치를 해나갈 것이다.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파산뿐이다"며 "현재의 비용 구조로는 사업을 이어가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며 한국 시장 철수가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국내외에서 쏟아졌다.

그리고 지난달 방한해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 관계자를 만났던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 사장이 최근 다시 한국을 찾았다. 앵글 사장이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나면서 업계에선 '한국지엠 철수설이 구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과 '한국 정부에 자금 협조 요청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는 등의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 군산공장, 3년 동안 20% 수준 유지 저조한 가동률 결국 폐쇄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앵글 사장은 지난달 한국을 찾아 정부에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유상 증자, 정부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13일엔 최근 3년 동안 20% 수준을 유지하며 저조한 가동률을 보이고 있던 군산공장을 오는 5월 말에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 안팎에선 한국지엠 철수설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시장 철수설과 한국 정부 자금 협조 요청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한국지엠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시장 철수설과 한국 정부 자금 협조 요청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한국지엠 측은 <더팩트>에 '시장 철수설·정부 자금 협조 요청'에 대해선 '아니오'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여러 이야기가 많은데 앵글 사장은 이번 방한 때 정부와 만남은 전혀 없었고, 자금 협조 요청 또한 없었다"며 "앵글 사장은 회사 경영 상황 브리핑을 받고 인천시장을 만났다. 상세한 내용을 확인하긴 어렵지만, 인천에서 시장 철수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생 계획을 가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많은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의제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한국지엠 자금 협조에 대해선 부정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정부는 한국지엠 측에 어떠한 구체적 요구를 한 적이 없고, 어떠한 방침도 아직 결정한 바 없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한국지엠 출자전환, 감자 요구 방침은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향후 만약 정부의 도움이 필요할 시점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회사 경영에 대해선 자구 노력으로 해결해 가고 있다. 경영 정상화방안을 마련해가고 있다. 합리적으로 회사를 운영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선 "경영정상화 차원에서 과도한 비용에 대해선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장기적 성장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가동율이 좋은 공장을 위주로 가동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가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시장 철수는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은 13일 가동율이 20% 수준으로 떨어진 군산공장을 5월 말까지 가동하고 폐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부평공장 모습. /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은 13일 가동율이 20% 수준으로 떨어진 군산공장을 5월 말까지 가동하고 폐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부평공장 모습. /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은 최근 극심한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약 2조 원의 당기손실을 냈다. 지난해 역시 6000억 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4년간 2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본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엔 지엠본사의 의무경영까지 끝나면서 시장 철수설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 한국지엠 비용구조 악화, 인건비 문제 우려

한국지엠은 바라 회장의 발언과 함께 다시 불거진 철수설에 대해서 "바라 회장의 발언을 자세히 보면 한국 시장을 철수하겠다는 말은 아니었다. 국내외 언론에서 확대해석한 것이다. 단지, 한국지엠에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경영합리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며 내부적으로 철수설에 대해선 전혀 감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2017년 임단협을 마무리한 뒤 불과 한 달 뒤인 지난 7일 2018년 임단협을 시작했다. 예년보다 2~3개월 빠른 시점으로 현재까지 두 차례 교섭을 마친 상태다. 한국지엠 측은 인건비와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해 빠른 타결을 원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아직 요구안을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지엠 측의 입장을 정리해보면, 최근 본사에서도 한국지엠의 경영 상태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고, 적절한 조치를 원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고비용 저생산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예년보다 빠르게 입단협을 진행하며 인건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업계 안팎에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철수 가능성과 정부 자금 협조 요청은 전무한 상황이다.

한국지엠은 경영정상화방안에 대해선 "바라 회장이 밝힌 것처럼 한국지엠은 비용구조가 악화돼 있다. 구체적으로 인건비 문제다. 올해 임단협을 이렇게 빨리 시작한 건 처음이다. 노사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합의점을 도출할 계획이다. 인식의 차이가 크겠지만, 폭을 좁히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지엠의 주력 모델로 꼽히는 전기차 볼트EV(위)와 중형 SUV 에퀴녹스는 모두 전량 수입해 판매된다. /한국지엠, 쉐보레 제공
올해 한국지엠의 주력 모델로 꼽히는 전기차 볼트EV(위)와 중형 SUV 에퀴녹스는 모두 전량 수입해 판매된다. /한국지엠, 쉐보레 제공

◆ 김필수 교수, 지엠 본사와 노조에 각각 투자와 양보 촉구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한국지엠의 철수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한국지엠으로선 올해가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이지만, 철수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당장 인수할 곳도 없는 상황이고, 정부로선 고용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며 "가장 어려운 시기에 유상증자 등 정부 협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투명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정부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지엠 본사와 노조가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사는 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한국지엠에 투자의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하고, 노조 역시 어려운 회사 상황을 인지하고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최근 행보를 보면 지엠 본사에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사실 지엠 본사에서 한국시장의 어려움을 함께한다고 하면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올해 한국지엠의 주력 모델인 볼트EV와 에퀴녹스 모두 전량 수입 판매를 한다. 볼트EV 같은 경우 중요 부품을 한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국내 생산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본사에선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 자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본사의 행보가 아쉬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지엠이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선 노조 역시 현재 회사 상황을 파악하고 양보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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