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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최저가 보상 '쿠뤠잇', 고객 '환호' 판매자 '외면' 이유는

  • 경제 | 2018-01-20 05:00

쿠팡이 최근 도입한 '쿠뤠잇' 베타 서비스에 대해 판매자들이 수수료 등 비용 부담이 우려된다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 더팩트DB
쿠팡이 최근 도입한 '쿠뤠잇' 베타 서비스에 대해 판매자들이 수수료 등 비용 부담이 우려된다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 더팩트DB

쿠팡, 적자 메우려고 판매자 쥐어짠다? 신규 서비스에 판매자 '부글부글'

[더팩트│안옥희 기자] 쿠팡이 최근 새롭게 선보인 온라인 최저가 보상 서비스 '쿠뤠잇'이 도마 위에 오르며 정식 오픈을 하기도 전에 판매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쿠뤠잇은 현재 베타 서비스 중으로 시범 기간을 거쳐 곧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일부 쿠팡 판매자는 쿠뤠잇이 최저가 출혈 경쟁을 유도하고 판매자 비용부담을 더 높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판매자들은 쿠팡이 대규모 적자를 메우기 위해 일방적 판매자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쿠뤠잇, 상품노출 보장은 OK…수수료‧최저가 보상제는 글쎄?

쿠팡은 이달부터 우수 판매자 대상으로 쿠뤠잇을 베타 서비스하면서 판매자 매출을 늘리고 고객에겐 신뢰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판매자 점수가 지난 30일 기준 주문이행 98점 이상, 정시배송 완료 95점 이상을 받아야 우수 판매자가 될 수 있다. 판매자들이 오픈마켓 채널인 아이템 마켓에서 쿠뤠잇 카테고리 내에 온라인 최저가 상품을 올려놓으면 쿠팡이 '쿠뤠잇'이 적힌 브랜드 배지를 달아 준다.

소비자 입장에선 최저가 보상 혜택, 쿠팡이 인증한 업체 상품을 받는 등 장점이 많다. 쿠뤠잇 판매자가 판매한 상품이 타사 채널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는 것이 확인되면 쿠팡캐시로 차액을 보상받을 수 있으므로 고객은 다른 쇼핑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쇼핑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반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온라인 최저가가 아니면 그 차액만큼 고객에게 쿠팡캐시로 보상해야하는 내용 등의 조건이 따라붙어 비용부담이 커질 수 있다. 쿠뤠잇을 신청한 판매자가 이미 등록수수료 10%(부가세 별도)와 월 등록비를 지불하는 상황에서 추가로 수수료 5%가 더해지기 때문에 일각에선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상품 등록수수료 11%(부가세 포함)와 쿠뤠잇 이용료 5%, 월 등록비 5만5000원(부가세 포함) 등 최소 16% 이상 수수료를 내야한다. 여기에 최저가 보상제에 따른 차액 부담도 판매자의 몫이다.

이런 이유로 포털 쇼핑몰 판매자 커뮤니티 등에서는 쿠뤠잇이 최저가 출혈 경쟁을 유도하고 판매자 비용부담을 더 높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쿠팡의 신규 서비스인 쿠뤠잇은 쿠팡 우수 판매자 대상의 온라인 최저가 보상 서비스다.  /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쿠팡의 신규 서비스인 쿠뤠잇은 쿠팡 우수 판매자 대상의 온라인 최저가 보상 서비스다. /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이렇다보니 판매자 커뮤니티에서는 신규 도입 쿠뤠잇에 대한 부정적 반응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판매자들은 "결국 판매자에게 5%(부가세별도) 더 뜯어가는 셈이다. 로켓배송으로 적자난 것을 판매자 쥐어짜서 메우려나보다", "최저가로 하면 지마켓이나 스토어팜에서 (판매)하겠지. 쿠팡에서 16%에 최저가를 하라고 난리냐. 쿠팡이 수수료 16%로 하면 판매자들 다 빠져나갈 것이다", "쿠팡은 판매자를 호구로 아는 것 같다. 결국 쿠팡이 적자 허덕이던 걸 판매자 수수료로 메우는 셈이다. 최저가 내세우면서 구매자들 불러 모으고 결국 쿠팡은 하는 일 없이 이득 보는 정책이다", "쿠팡은 좋겠지만 판매자는 일만 죽도록 해서 쿠팡에 수수료만 내는 서비스다" 등의 부정적 반응 일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판매자들은 쿠뤠잇 서비스 사용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자가 쿠뤠잇을 신청하면 쿠팡 메인 화면, 카테고리, 상품목록 등에서 상품 노출이 보장된다. 수많은 상품과 경쟁하는 오픈마켓 구조 상 모든 상품이 노출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쿠뤠잇을 통해 자신의 상품이 메인 등에 노출된다면 매출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쿠팡의 자체 배송시스템인 로켓배송 상품에 비해 개별 상품은 몇몇 업체만 보일뿐 모든 상품이 노출되지 않아 판매자 상당수가 쿠뤠잇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쿠팡의 사정에 따라 상품 노출 영역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은 해당 서비스 효과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판매자 수수료는 약 10%로 업계에서 높은 수준이 아니다. 쿠뤠잇의 경우 모두에게 적용되는게 아니라 판매자가 서비스 이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로직에 의해 상품 노출이 되는 것은 맞지만, 쿠뤠잇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상위 노출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쿠팡 "고객 중심 서비스 최우선…판매자 입장도 고려하고 있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오픈마켓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판매자 정책을 변경해 판매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이와 관련 판매자 불만이 제기될 때마다 쿠팡은 고객 중심 경영방침 상 불가피함을 내세우고 있다. 오픈마켓 판매자 대부분은 쿠팡뿐 아니라 위메프, 티몬, 지마켓, 11번가 등 타사에도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자들은 쿠팡의 고객 최우선 경영방침은 수긍하지만, 판매자 정책의 변경이 타사 대비 잦은데다가 일방통행식이고 최저가 경쟁을 유도하며 갈수록 판매자 부담을 키우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이같은 변화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쿠팡은 과도한 출혈 경쟁과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위한 쿠팡맨 인건비, 물류센터 구축 등을 이유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면서 지난 2년간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쿠팡 측은 적자 기조에서도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계획된 적자'라며 대규모 투자를 밀어부쳤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 3조원으로 추산될만큼 외형은 성장했으나 적자 해소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일부 쿠팡 판매자들은 '쿠뤠잇' 서비스가 최저가 출혈 경쟁을 유도하고 비용부담을 더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 측은 쿠뤠잇이 일괄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판매자가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입장이다. 사진은 쿠뤠잇 이용자가 올린 상품이 오픈마켓 채널에서 보여지는 모습. /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일부 쿠팡 판매자들은 '쿠뤠잇' 서비스가 최저가 출혈 경쟁을 유도하고 비용부담을 더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 측은 쿠뤠잇이 일괄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판매자가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입장이다. 사진은 쿠뤠잇 이용자가 올린 상품이 오픈마켓 채널에서 보여지는 모습. /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업계는 쿠팡이 비용 효율화를 통해 적자를 해소하고 있는 단계로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자들은 쿠팡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쿠뤠잇 같은 서비스를 도입해 판매자들을 쥐어짜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달 로켓배송과 관련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지급 지연과 직매입 상품의 물류센터 입고가 지연되는 등의 불안정한 모습도 판매자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 판매자는 "어드민 시스템 관리의 문제점에서 기인한 문제를 지적하면 쿠팡이 인정하고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이러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니 알아서 해결하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쿠팡도 다른 소셜커머스, 오픈마켓처럼 많은 셀러가 모이는 하나의 판매 채널이기에 성장통을 딛고 시스템 안정화와 함께 재무상태도 개선시켜 물건도 많이 팔리고 정산도 제대로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고객 중심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다보니 일부 판매자들에게 불만이 생길 수 있는데 당사는 판매자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커머스 업계는 쿠팡의 고객중심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오픈마켓이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결국 많은 상품을 갖춰야하는 만큼 판매자 이탈 방지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선 결국 돈 나오는 곳을 우대할 수밖에 없으므로 쿠팡의 '고객이 왕이다' 정책은 긍정적인 면이 많다"며 "다만, 지금 적자개선 중이어서 예전만큼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가면서 배송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기존 배송서비스 유지를 위해 판매자 정책을 무리하게 변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셀러를 확보해서 경쟁하는 장이 오픈마켓인데 셀러들이 시스템 개선 요구를 하면서 떠나가는 상황에서도 개선하지 않는 것은 내부적으로 시스템 개선, 정비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비용 절감 차원으로 현 시스템을 고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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