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편집숍 '라코스메띠끄'로 시코르 견제…'롭스'로 올리브영 따라잡기 본격화
[더팩트│안옥희 기자] 롯데가 올해 화장품 사업 부문을 강화하면서 신세계와 CJ를 맹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한동안 주춤했던 화장품 편집숍을 재정비하고 H&B(헬스 앤 뷰티) 스토어 사업을 확대하면서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화장품 편집숍 강화로 신세계 시코르를 견제하면서 H&B 사업에서는 롭스의 공격 경영을 통해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을 바짝 추격한다.
롯데백화점은 올 상반기 잠실 월드타워점에 자체 화장품 편집숍 '라코스메띠끄' 매장을 낸다. 연내 소공동 본점에도 매장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라코스메티끄는 롯데가 롯데몰과 미니엘큐브 입점을 시작으로 지난 2014년 오픈한 업계 최초의 화장품 편집숍이다.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를 벤치마킹했다. 젊은층을 겨냥한 화장품 브랜드와 백화점 브랜드로 한곳에 모아 차별화했으나 그동안 서울보다 지방 위주 출점으로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아 사실상 브랜드 인지도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롯데는 라코스메티끄를 백화점 고급 브랜드 중심으로 재정비하고 리브랜딩을 통해 프리미엄 편집숍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당초 백화점에 들이지 않고 롯데몰과 엘큐브에 입점했던 초기 전략도 과감하게 수정했다. 올 상반기 중 잠실 월드타워점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으로 처음으로 백화점에 입점한다. 젊은 층 접점을 확대하고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시코르 등 편집숍들이 다양한 체험형 서비스를 도입하는 추세에 따라 라코스메티끄 역시 럭셔리 브랜드 중심의 체험형 매장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후발주자인 신세계가 신성장동력인 화장품 편집숍으로 쏠쏠한 매출 효과를 거두는 데 따라 롯데도 자체 편집숍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문을 연 시코르는 럭셔리 브랜드, 각종 체험형 콘텐츠 도입 등으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며 백화점 화장품 매출까지 견인하고 있다. 신세계는 이 같은 '시코르 효과'에 따라 지난달 강남대로 한복판에 시코르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 프리미엄 뷰티 편집숍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화장품 편집숍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선 잠실과 소공동에 매장을 내는 것을 제외하고 운영 방안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이다"고 말했다.
롯데는 H&B 사업 강화로 업계 1위 올리브영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 최초의 여성 CEO인 선우영 대표를 맞이한 롭스는 올해 창립 이래 최대인 50개 점포를 신규 출점하고 옴니채널(온·오프라인 통합 쇼핑)을 강화하는 등 공격 경영을 본격화한다.
롭스는 매장 수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 96개 점포로 업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매장 수 기준으로는 189개 매장으로 2위인 GS리테일 왓슨스와도 격차가 크다. 올리브영이 970개 매장으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어 신규 매장 확대로 격차를 좁힌다는 복안이다.
시장점유율도 8%에 그쳐 1위 올리브영(75%), 2위 GS왓슨스(15%)에 한참 뒤지고 있지만, 롯데그룹의 유통계열사를 통해 입점하거나 제휴를 늘리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유율 역전의 가능성도 적지 않다.
롯데는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홈쇼핑, 영화관 등을 운영하는 대형 유통사의 강점을 살려 롭스의 차별화 전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모바일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 통합 멤버십인 '롭스몰'을 선보인 바 있다. 또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온·오프라인 통합 '옴니채널' 구축에 초점을 맞춰 모바일 커머스 등도 강화한다.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신규 포맷 점포로 주목받은 '대구동성로점'과 같은 이슈 점포를 확대해 질적 성장도 가속화한다.
롭스 관계자는 "롯데 그룹사 이외에도 여러 외부 채널과 다양한 협업을 이어갈 것이다"며 "올해 창립 이래 가장 많은 50개 점포를 신규 출점하고 매출을 전년 대비 50% 늘리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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