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VS 롯데, 펫코노미 시장 선점 경쟁에 시장 판도 변화
[더팩트│안옥희 기자] 신세계‧롯데 등 유통 대기업이 잇따라 반려동물 분야에 진출하면서 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펫팸족(Pet+Family)' 1000만 시대에 들어선 가운데 반려동물 시장은 이제 대기업들도 주목하는 유통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반려동물 가구가 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신세계와 롯데가 펫팸족을 적극 공략하며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의 반려견 이름(몰리)을 딴 '몰리스펫(Molly's Pet)'을 이마트, 스타필드 등 신세계 계열 대형마트에서 직영하며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몰리스펫샵은 사료, 간식, 패션, 위생용품 등 반려동물 용품 2400여 가지 쇼핑과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첫 반려동물 종합매장이다.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을 시작으로 현재 35개 매장으로 늘었다.
소문난 애견인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로 시작됐으나 관련 시장이 고성장세로 접어들고 펫팸족을 겨냥한 서비스들이 호응을 얻으며 매출로 연결되자 쇼핑뿐 아니라 애견호텔, 병원, 카페, 미용실, 스파&테라피, 놀이터 등의 서비스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가 동국제약과 함께 사료 PB 상품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프리미엄 애견 사료 브랜드인 '몰리스 케어'를 론칭, 사료·간식·영양제 등 13종을 선보였다. 동원F&B와는 길고양이용 습식 사료 '러브투게더'를 출시, 지난달 구매 고객 대상 캠페인을 진행해 길고양이 겨울집인 '후드하우스'를 200개 제작, 배포했으며 판매수익금 1%를 기부했다.
신세계에 이어 롯데도 반려동물 관련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와 다른 점이 있다면 롯데의 반려동물 사업 방향은 특화된 서비스에 있다. 이미 롯데마트는 25개 점포에서 애완용품 및 관련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 '펫가든'을 운영 중이다. 펫가든에서는 2500여 개 관련 상품을 취급하며 동물병원, 호텔, 미용실과 반려동물 동반 고객을 위한 돌보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황금 개의 해인 무술년을 맞아 펫가든에서 판매하던 기존 PB 상품 리뉴얼과 가성비를 강조한 신규 PB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 중심의 '펫(pet) 비즈니스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펫팸족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펫 비즈니스 프로젝트는 지난해 신입사원 입사식 프레젠테이션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강희태 사장이 채택하면서 진행된 것이다.
또한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롯데아이몰에 반려동물 용품 및 서비스 전용 전문관인 '코코야(COCOYA)'를 오픈했다. 관련 용품 판매부터 수의사 상담, 반려동물 문화강좌 정보까지 아우르면서 전문관 내 '반려동물 생활연구소'를 통해 건강·상품·문화 등 양질의 콘텐츠도 제공한다. 온라인몰인 롯데닷컴은 반려동물 전문관인 '미미뚜뚜(MIMI TOUTOU)'를 오픈, 성별과 특성에 따라 전문 MD(상품기획자)가 추천 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기업들이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는 이유는 연평균 30% 수준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 9000억원이었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8900억원으로 5년 만에 3배 이상 고성장했다. 오는 2020년에는 5조81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반려동물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면서 신세계‧롯데를 필두로 시장 선점을 위한 '펫팸족 모시기' 쟁탈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펫푸드 사업을 중심으로 식품업계의 시장 선점과 안착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펫푸드 시장은 6000억원대 규모로 간식을 제외한 사료 시장은 약 4000억원 규모다. 아직 수입산이 80%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자사 브랜드 특성을 살린 반려동물 사료, 간식 등을 앞세워 빈틈을 공략하고 있다.
동원참치 캔으로 유명한 동원그룹이 고양이가 참치가 든 음식을 선호하는 점에 착안해 참치 등을 주단백질원으로 한 고양이사료 브랜드 '뉴트리플랜'을 론칭하고 KGC인삼공사가 자사 홍삼을 활용한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지니펫'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하림그룹의 '하림펫푸드', CJ제일제당 '오프레시'‧'오네이처', 풀무원건강생활 '아미오', 서울우유 '아이펫밀크' 등도 있다. 화장품 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도 펫 생활용품 브랜드로 각각 '시리우스'와 '휘슬'을 론칭해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했다.
신세계와 롯데의 반려동물 시장 선점 경쟁으로 과거 영세, 중소업체 중심이던 시장 판도가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롯데가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들면서 유통망을 확보한 대기업들에게 진입장벽이 낮으면서도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인식이 생겼다"며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산, 사육, 사후처리과정 등 전 영역을 아우르며 진화하고 있어서 식품, 반려동물 용품,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분야로도 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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