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판교=최승진 기자] 지난 토요일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넥슨 사옥. 항상 직원들로 북적이던 이곳이 청소년들의 독무대가 됐다. 가만 보니 이 회사의 대강당인 1944홀 근처에서 아이들을 응원하는 학부모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대체 무슨 일일까.
넥슨은 지난 28일 판교 사옥에서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를 열었다. 게임업계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이 대회는 올해로 두 번째를 맞았다. 이날 열린 본선 대회에서는 모두 74명의 아이들이 참가해 경합을 펼쳤다. 앞서 치러진 온라인 예선은 지난해 보다 배 가량 늘어난 4500여 명이 참여했다.
올해 대상 주인공은 경기과학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현수 군이었다. 대학에 진학해 컴퓨터공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그는 "평소 프로그램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받은 상금(500만 원)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묻자 "학교 후배들을 위한 프로그래밍 대회를 준비 중인데 여기에서 사용할 상품 구입에 보탤 계획"이라는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는 1980~1990년대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 등지에서 열렸던 개인용컴퓨터 경진대회를 연상케 한다. 2000년대 들어 좀체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지난해부터 새롭게 싹을 틔우고 있는 것이다. 게임업체에서 주관하는 대회답게 실제 게임에서 소재를 가져온 문제가 포함된 점이 특이하다.
이번 대회를 지켜보는 정상원 넥슨 부사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이 회사에서 게임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정 부사장은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 탄생 주역이다. 2년 전 추억의 개인용컴퓨터 경진대회를 열면 잘 알려지지 않은 코딩(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무림고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다 "한 번 해보겠다"는 박이선 넥슨 사회공헌팀장의 의지가 더해져 가시화됐다.
올해 행사에서는 지난해 코딩남매에 이어 코딩형제도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고등학교 1학년인 김세빈 군과 초등학교 6학년 김현빈 군이 그들이다. 형제가 코딩을 즐기고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는 점이 신선하다. 어머니인 김경아 씨는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미래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지닌 영향이 결코 적지 않을 것 같다"며 "코딩이 아이들의 사고력과 창의력 발달에 영향을 많이 준다"고 말했다.
대상을 차지한 김현수 군도 같은 답을 내놨다. 그는 코딩이 학업 성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질문에 "수학 문제를 풀려면 논리적으로 사고를 해야 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코딩은 수학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넥슨은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를 따분한 경진대회가 아닌 청소년들을 위한 축제로 키울 생각이다. 정 부사장은 시상식 인사말을 통해 "컴퓨터가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데다 인공지능까지 난무하는 상황에서 대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회사 박 사회공헌팀장은 "아이들이 프로그래밍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일선 교육현장에서 들었다"며 "아직 대중화되지 않아 코딩 분야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을 만나기 힘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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