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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화장품 회사들이 골프 마케팅 꽂힌 까닭은?

  • 경제 | 2017-10-23 05:00

지난해 토니모리 골프단에 발탁된 이정은(사진) 선수는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실력을 뽐내고 있다. /더팩트DB
지난해 토니모리 골프단에 발탁된 이정은(사진) 선수는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실력을 뽐내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안옥희 기자] 사드 여파로 잠시 주춤하고 있는 국내 화장품 업계가 골프단 창단이나 골프대회 후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상당한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데다 국내 여자 골프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새로운 한류를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업계는 과거 '부유층 스포츠'로 불리던 골프가 최근 젊은층에 인기를 얻고 있는 데 힘입어 '골프'와 '화장품'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로 유명한 엘앤피코스메틱은 올 3월 업계 최초로 '메디힐 골프단'을 창단해 주목 받았다. 17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소연(27) 선수와 중국 국가대표 출신인 장웨이웨이(20) 선수 등이 소속돼 있는 메디힐 골프단이 한국은 물론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며 잇따라 승전보를 울리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골프단 설립은 권오섭 엘앤피코스메틱 회장의 모험이었다. 권오섭 회장은 골프단 설립 당시 경기침체로 골프단 등 국내 스포츠산업에 대한 기업 후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후 골프단 구성을 추진했다. 국내 스포츠산업 활성화와 해외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강화가 목표였다.

엘앤피코스메틱은 각 선수 특성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지원해 선수들이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않고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메디힐 골프단의 유소연 선수는 맥스클리닉을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인 엔앤비랩과도 후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앞서 골프계에 발을 들인 화장품 기업은 토니모리다. 토니모리는 지난 2013년부터 여자 골프단을 창단해 소속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이정은(21) 선수와의 타이틀 스폰서 계약 체결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토니모리의 골프 사랑에는 배해동 회장의 뜻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소문난 골프 마니아인 배해동 회장은 골프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국내외 전지훈련 등 비용 부담으로 운동을 포기하는 선수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이 마음껏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마케팅이라기보단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선수 후원만 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 홍보마케팅에 직접적인 연결은 안 되는 것 같다"며 "그러나 기존 토니모리를 전혀 몰랐던 중장년 남성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는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외 전지훈련과 경기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대한 지원을 하는 동시에 특히 햇빛 아래에서 장시간 경기해야 하는 골프 특성을 고려해 피부 보호 및 관리를 할 수 있는 선크림과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 화장품도 지원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메디힐 골프단 소속의 유소연(사진)은 한 시즌 5개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의 주인공이 된 데 이어 현재 17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메디힐 골프단 소속의 유소연(사진)은 한 시즌 5개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의 주인공이 된 데 이어 현재 17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제공

이밖에도 화장품 업체들의 골프단 후원이 줄잇고 있다. 업계 중 유일하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리더스코스메틱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장시간 야외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선수들을 비롯, 경기를 참관하는 갤러리들에게 총 1만여 개의 '썬버디' 제품을 증정했다. '썬버디'는 LPGA와의 협업을 통해 론칭한 자외선 맞춤 케어 브랜드다.

코스모코스의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비프루브도 이달 열린 국내 유일 LPGA 정규투어인 '2017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공식 마케팅 파트너로 후원했다. 출전 선수 78명 전원에게 보습크림과 자외선·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갖춘 자사 주요 화장품을 제공했다. 비프루브 관계자는 "야외에서 즐기는 골프 특성상 외부 자극으로 인해 지치기 쉬운 프로 골퍼들의 피부 고민을 덜어줄 수 있도록 제품 선별에 더욱 신경썼다"고 말했다.

업계는 화장품 기업의 골프단 창단 및 후원에 대해 순수하게 스포츠 선수의 후원과 함께 글로벌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골프단 운영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야구단, 축구단 등은 거액의 투자와 지출이 필요한 데 비해 골프단은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도 경우에 따라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선수 한 명이 LPGA 등 세계적인 무대에 섰을 때의 브랜드 노출 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국내 여자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 세계에 '골프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업체들은 골프 한류를 이끄는 선수 후원을 통해 자사 브랜드를 적극 알리고 있다.

특히 사드 여파로 업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중국 이외 미국·유럽 등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골프를 통한 스포츠 마케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국내 여자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화장품과 골프마케팅 접점이 생기고 있다"며 "선수를 후원할 경우 기업로고를 모자나 어깨, 등, 팔, 골프팩 등에 넣음으로써 직접적인 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고, 대회를 후원할 경우 각종 보드에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어 홍보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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