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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항소심] 삼성 '뇌물죄' 미성립 4가지 이유...검찰 반응은?

  • 경제 | 2017-10-19 17:5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2차 재판이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삼성 측 변호인단이 삼성의 승마지원에 대해 '뇌물'로 판단한 원심의 법리해석에 관해 4가지 근거를 제시하며 피고인들의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고법=이덕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2차 재판이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삼성 측 변호인단이 삼성의 승마지원에 대해 '뇌물'로 판단한 원심의 법리해석에 관해 4가지 근거를 제시하며 피고인들의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고법=이덕인 기자

[더팩트 | 서울고법=서재근 기자] "삼성의 승마지원에 관한 원심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면,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뇌물죄'도 성립할 수 없다."(법무법인 태평양 권순익 변호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2차 재판이 19일 열린 가운데 삼성 측 변호인단이 정유라에 대한 삼성의 승마지원에 대해 '뇌물'로 판단한 원심의 법리해석에 관해 4가지 근거를 제시, 피고인들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이 부회장의 항소심 2차 공판이 열렸다. 지난 12일 항소심 1차 재판에서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던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변호인단은 두 번째 재판에서 삼성이 코어스포츠와 체결한 용역계약의 실효성 등 승마지원과 관련한 원심의 법리해석을 두고 법리 다툼을 이어갔다.

삼성 측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삼성의 승마지원 원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요와 협박에 그 원인이 있다는 원심 때 주장을 견지하면서 뇌물죄가 적용될 수 없는 4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우선 첫 번째 근거는 박 전 대통령의 요구가 '돈'이 아닌 '승마지원'이라는 점이다. 특검은 지난 2014년 9월 1차 독대 때부터, 원심은 2015년 3월 전후로 삼성이 최 씨의 실체를 인지하고 이 부회장의 승계지원을 대가로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판단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2차 독대 이전까지 피고인들 모두 '비선 실세'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견해다. 권 변호사는 "지난해 JTBC에서 최 씨의 태블릿PC 단독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비선 실세'의 존재에 관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일이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2015년 정윤회 문건 파문과 관련 검찰청에서 내놓은 중간수사 발표자료에서 '최순실'에 관한 언급 자체가 없었다는 점, 당시 한겨레를 비롯한 일부 언론이 기사에서 최 씨의 실체를 부정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두 번째는 삼성과 용역계약을 체결한 코어스포츠가 실제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이다. 특검은 해당 용역 계약이 '합법을 가장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마필과 차량 소유권이 사실상 삼성이 아닌 최 씨에게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삼성 측은 용역계약 실체를 가늠하는 기준은 실제로 컨설팅업체에서 용역을 수행했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단 한 번도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 이는 원심에서도 놓친 부분이다"며 "유망 선수 지원을 위한 컨설팅 용역계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실제로 코어스포츠는 용역을 수행했고, 원심은 물론 정유라조차 이를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삼성 측은 최순실의 개입으로 변질된 승마지원을 바로잡기 위해 지난 2015년 9월 정유라 외 다른 승마선수들에 대한 별도 지원 계획을 추진했지만, 최 씨의 방해로 시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더팩트 DB
삼성 측은 최순실의 개입으로 변질된 승마지원을 바로잡기 위해 지난 2015년 9월 정유라 외 다른 승마선수들에 대한 별도 지원 계획을 추진했지만, 최 씨의 방해로 시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더팩트 DB

다음은 삼성에서 정유라 외에도 다른 승마 선수들에 대한 지원계획을 수립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삼성 측은 지난 2015년 9월 대한승마협회를 통해 회사에서 지원할 유망 승마선수 6명을 추천해 줄것을 요청했다.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감독, 정유라도 지난 1심 재판 당시 삼성에서 다수 선수를 지원하는 계획을 세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핵심 증인으로 지목된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역시 지난 5월 31일 치러진 이 부회장의 1심 21차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의 승마지원 기본 목적은 승마 종목 자체에 대한 지원으로 (삼성에서는) 정유라 외에도 다른 선수에 대해서도 마필과 훈련 등을 지원하려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변호인단은 "삼성 측은 최 씨의 개입으로 변질된 승마지원을 바로잡기 위해 함부르크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등에 업은 최 씨의 외유와 협박으로 계획이 무산됐다"며 "애초부터 정유라 개인을 위한 지원이 목적이었다면, 삼성에서 이 같은 계획을 추진했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삼성은 최 씨의 용역대금 유용을 용인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삼성은 최 씨에게 여러 차례 용역 대금의 사용 내역을 비롯한 회계자료를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그때마다 코어스포츠는 부실한 자료를 건네거나 회신을 피했고, 그 배경에는 최 씨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삼성에서 승마협회에 지원 선수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승마협회가 삼성 측에 보낸 공문에는 이미 작고한 선수들이 명단에 포함돼 있다"며 "이는 승마협회에서 삼성 측이 제시한 요건에 충족하는 선수 명단을 기계적으로 작성해 보내준 것으로 이후 실제 지원 선수 선발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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