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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추석에도 안 쉬어요" 인천공항 은행 365일 '풀가동'…어떻게?

  • 경제 | 2017-10-02 05:00
추석 '황금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이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인천국제공항=서민지 기자
추석 '황금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이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인천국제공항=서민지 기자

[더팩트ㅣ인천국제공항=서민지 기자] "힘들긴 하죠. 하지만 공항 지점만의 매력이 있어요"

은행 인천국제공항 지점·환전소에 근무하는 은행원들은 공통적으로 이같이 입을 모았다. 주 6일 근무에다 새벽·야간에도 바삐 돌아가지만, 일반 영업점과는 다른 매력은 분명히 있어 보였다.

올해 최장 10일간의 추석 '황금연휴'가 되면서 은행 또한 장기간 문을 닫게 됐다. 하지만 추석을 비롯해 주말, 공휴일에도 항상 불이 켜져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공항 내 배치된 지점이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 인천공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모처럼 찾아온 장기 연휴는 해외여행 '대목'으로 통했다. 출국장뿐만 아니라 입국장에도 사람은 가득 찼다. 해외에서 거주하는 교포 등도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인파가 몰리면서 공항 내 은행 및 환전소를 찾는 발걸음도 이어졌다. 현재 인천공항은 신한·KEB하나·우리은행이 입점해 있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영업점을 하나씩 두고 있고, 환전소는 여객터미널과 세관지역, 탑승동 등에 각각 8곳, 10곳, 9곳이 배치돼 있다.

인천공항 내에는 신한·KEB하나·우리은행의 영업점 및 환전소가 입점해 있다. /서민지 기자
인천공항 내에는 신한·KEB하나·우리은행의 영업점 및 환전소가 입점해 있다. /서민지 기자

공항지점은 일반 영업점과 달리 휴일에도 운영된다. 다만 대부분의 은행처럼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일반업무를 모두 다루지만 오후 4시 이후나 휴일에는 입출금, 환전, 여행자 수표 발급 등만 가능하다.

환전 업무만 하고 있는 환전소의 경우 은행마다, 환전소마다 운영되는 시간이 다르다. 보통 오전 5~6시부터 오후 10~11시까지 운영되는데, 오전 4시에 여는 곳도 있다. 우리은행 1개, 하나은행 3개 환전소는 24시간 풀가동된다.

각 은행이 영업점부터 환전소까지 10개 내외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만큼 직원의 수는 60~80명에 달한다. 공항에 근무하는 은행원들은 보통 오전·오후·심야 3교대나 오전·오후 2교대로 주 6일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환전소의 경우 고객을 서서 응대하는 만큼 피로도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A은행 공항지점에 근무하는 직원은 "새벽에 일할 경우 오전 2~3시에 일어나 출근을 해야 하고, 심야에 일할 경우 집에 도착하면 자정이 넘는다. 주 6일로 일하는 만큼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가끔은 환전해줄 때 금액을 잘못 건네주는 일도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공항 근처에 합숙소를 마련해놨다. 집이 멀어 출퇴근이 어려운 행원들은 합숙소를 이용하며, 쉬는 날 집에 간다. 일부 직원들은 수월한 출퇴근을 위해 근처에 집을 마련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주말 부부'로 지내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연휴를 앞두고 하나은행 인천공항점이 고객들로 붐볐다. /서민지 기자
연휴를 앞두고 하나은행 인천공항점이 고객들로 붐볐다. /서민지 기자

고충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항'이라는 장소가 주는 매력도 상당하다. 공항지점의 경우 직원들의 공모를 통해 발령을 내리는데, 생각보다 경쟁률은 높다고 한다. 그만큼 다른 지점과 달리 공항지점이 갖고 있는 '무언가'는 분명히 있었다.

일반 영업점이 아파트 단지나 번화가, 빌딩 숲속에 있는 것과 달리 공항지점은 탁 트였다는 게 장점이다. 넓게 트인 공간에 조금만 눈을 돌리면 정부기관부터 식당, 카페, 병원, 약국, 서점 등 편의시설을 찾아볼 수 있다. 인천공항의 연간 이용객은 7200만 명 수준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자 역시 공항을 취재하면서 공항은 단순히 건물이 아니라 흡사 '마을'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항이 주는 '설렘' 또한 색다른 매력이다. 여행객들이 오가는 만큼 공항 안은 설렘과 생동감으로 가득 차 있다. B은행 공항지점에 근무하는 직원은 "처음 공항지점으로 출근할 땐 일을 하러 가기보다는 여행을 가는 것 같았다"며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만큼 늘 새로운 일들이 펼쳐지고, 역동적인 느낌"이라고 전했다.

'실적 압박'에서도 한 발짝 물러설 수 있다. 공항지점은 환전을 주로 다루는 만큼 타 지점과 달리 실적 압박 수준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또한 근무 시간이 긴 만큼 추가 수당이 나와 급여는 일반 영업점에 비해 1.5~2배 수준이다.

또 다른 은행원은 "타 지점보다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덜 힘들다"며 "연봉이 높다는 점 때문에 공항지점을 지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라고 밝혔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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