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위험 수위가 '주의' 넘어 '경보' 단계까지 왔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촉발한 중국발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올 한해 중국 현지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난 것도 모자라 현대차 중국 파트너 베이징자동차(BAIC)가 합자회사 '베이징현대'와 합자 관계를 끝내려 한다는 추측성 보도까지 고개를 들면서 현대차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는 6일(현지시각) 베이징현대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들의 말을 빌어 "베이징자동차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베이징현대 납품업체를 현지 기업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지만, 현대차가 이를 거부했다"라며 "부품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베이징자동차 측이 합자 관계를 끊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지만, 정작 현대차는 한국 업체와 납품 계약을 유지해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내용과 관련해 현대차 측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사드 배치 이후 현대차그룹 중국법인 단 한 곳도 예외 없이 올해 들어 큰 폭의 손실을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차만 '나 홀로' 이익을 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실적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 8월 한 달 동안 국외 시장에서 전년 대비 11%가량 줄어든 28만2065대(국내공장 수출 4만8660대, 국외공장 판매 23만340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 중국 현지에서 판매한 자동차 수는 30만 대로 52만 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2.3%가 줄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6.4%나 줄어든 2조5952억 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시행 직후 중국 현지에서 합자 종료 가능성을 제기하는 보도가 나오자 업계 일각에서는 베이징현대의 판매가 급감한 근본적인 원인이 사드 배치로 확산한 반한 감정에 있다는 본질을 흐리기 위해 중국 관영매체가 여론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국외 시장에서 완성차 제조사가 위기에 직면하는 경우는 제품 결함에 따른 대량 리콜 사태 등 그 원인과 책임이 회사 쪽에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라면서 "그러나 현대차의 상황은 한국과 중국 양국의 정치적 문제가 깊게 관여해 있고, 중국에서 불거진 극단적인 반한감정에 따른 피해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이번 사드 추가 배치로 피해 상황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지만, 현대차의 자구적인 노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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