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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체험기] 하나금융·SKT '핀크', 똑똑한 소비 돕지만 아쉬운 점은?

  • 경제 | 2017-09-04 14:49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은 4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핀크'를 정식 출시하고 오픈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민응준 핀크 대표이사,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인찬 SK텔레콤 서비스부문장 (왼쪽부터) /명동=남용희 기자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은 4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핀크'를 정식 출시하고 오픈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민응준 핀크 대표이사,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인찬 SK텔레콤 서비스부문장 (왼쪽부터) /명동=남용희 기자

[더팩트ㅣ명동=서민지Ⅱ 기자] '그레잇(Great)', '스튜핏(Stupid)'

요즘 젊은 층에서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는 단어다. 소비 습관을 분석하는 프로그램 KBS2 '김생민의 영수증' 속 등장하는 말인데, 김생민은 합리적 소비에 '그레잇', 불필요한 소비에 '스튜핏'이라 외친다.

그만큼 필요한 곳에 돈을 쓰고, 저축하는 '합리적 소비'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핀크(Finnq)'가 등장했다.

하나금융지주(하나금융)와 SK텔레콤은 4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2030 생활금융플랫폼 '핀크'를 정식 출시하고 오픈 행사를 가졌다. 핀크는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각각 51%, 49% 비율로 출자한 합작법인으로 소비자의 건전한 자산형성과 건강한 소비습관 등을 위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 제공한다.

금융 상황을 진단해주는 '씨미(See Me)'는 '얼마나 쓰고 있나', '얼마나 가지고 있나', '얼마나 남나' 등 세 항목으로 구분돼 해당 내역을 쉽게 조회해볼 수 있다. /핀크 앱 캡처
금융 상황을 진단해주는 '씨미(See Me)'는 '얼마나 쓰고 있나', '얼마나 가지고 있나', '얼마나 남나' 등 세 항목으로 구분돼 해당 내역을 쉽게 조회해볼 수 있다. /핀크 앱 캡처

이용 방법은 생각보다 더 간단하다. '핀크' 앱을 다운 받은 뒤 인적 사항을 입력하고, 휴대전화 인증을 마치면 바로 가입이 됐다. 이 과정이 끝나면 핀크 기본 계좌가 개설됐다.

기존에 있던 KEB하나은행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했더니 자동으로 계좌가 연동됐다. 하나은행 외에도 타 은행 및 카드사 연동도 가능하다. 원하는 은행이나 카드사를 선택한 뒤 공인인증서를 인증 절차만 거치면 신기하게도 계좌 정보 및 사용 내역이 한 번에 조회됐다.

금융 상황을 진단해주는 '씨미(See Me)'는 한눈에 보기 쉽게 정렬됐다. '얼마나 쓰고 있나', '얼마나 가지고 있나', '얼마나 남나' 등 세 항목으로 구분돼 해당 내역을 바로 조회해볼 수 있다.

핀크가 집중하는 부분이자 소비자로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지출 내역이다. '얼마나 쓰고 있나'를 누르자 그동안 지출한 내역이 나열된다. 날짜, 분류, 수단 등 원하는 기준에 따라 조회도 가능하다. 한 달 동안 사용한 돈의 내역을 편리하게 확인해볼 수 있다. 마치 고차원적인 '가계부'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한 달 동안 소비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식비, 생활·쇼핑, 주거·통신, 교통, 문화, 패션·미용, 미분류 등의 항목으로 분류해서 보여준다. /핀크 앱 캡처
한 달 동안 소비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식비, 생활·쇼핑, 주거·통신, 교통, 문화, 패션·미용, 미분류 등의 항목으로 분류해서 보여준다. /핀크 앱 캡처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소비한 돈은 식비, 생활·쇼핑, 주거·통신, 교통, 문화, 패션·미용, 미분류 등의 항목으로 나뉘는데, 분류가 잘못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예컨대 필자가 한 호텔에서 운영하는 식당을 이용했는데, 이는 호텔이 법인으로 돼 있다는 이유로 '식비'가 아닌 '여행'으로 분류됐다. 또한 지하철역 안에 있는 편의점은 대중교통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일반 식당이나 화장품 가게 등은 관련 항목으로 분류되지 않고, '미분류'에 들어가는 경우도 발생했다.

잘못 설정된 부분의 지출항목은 변경할 수 있지만, 하나하나 살펴봐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었다. 사실상 소비습관은 '내가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를 살피는 게 중요한데, 이같이 분류가 잘못되는 점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분류가 잘못되는 오류와 관련해 핀크 측은 "가맹점이 등록을 잘못한 경우도 있고, 아직 데이터가 많지 않아 잘못 분류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잘못된 부분은 계속해서 수정할 것이며, 데이터가 쌓일수록 오류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크의 '라면저금'은 조건을 걸어 소비습관에 맞춰 저축을 유도하는 상품이다. /핀크 앱 캡처
핀크의 '라면저금'은 조건을 걸어 소비습관에 맞춰 저축을 유도하는 상품이다. /핀크 앱 캡처

맞춤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핏미(Fit me)'에서는 색다른 상품을 제공한다. 이는 저금습관을 들이거나 목돈마련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로 예금부터 적금, 카드, 대출 등의 상품이 담겨 있다.

가장 흥미를 끄는 상품은 ''라면저금'이다. 이는 영단어 'If(이프, ~라면)에서 착안한 것으로 조건을 걸어 소비습관에 맞춰 저금을 유도한다. 예를 들어 "치킨 먹을 때마다 결제금액의 5% 저금"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 커피, 편의점, 쇼핑 등으로 조건을 변경할 수 있고, 저축 금액 비용도 조절이 가능하다.

젊은 층 '2030'을 겨냥한 상품인 만큼 금융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를 만들어 놓은 점도 눈길을 끈다. 핀크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챗봇(Chatbot) '핀고(Fingo)' 서비스도 제공한다. 핀고에 지출 내역이나 금융 상품 등을 질문하면, 바로 답변을 해준다.

핀고에 "지난달 커피값으로 얼마나 썼어?"라고 물으니 사용금액이 바로 떴다. '얼마썼어', '얼마있어', '조회해줘', '추천해줘', '알려줘' 등 기본적인 아이콘이 마련돼 있어 더욱 편리하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 핀크는 고객들이 쉽고 편리하게 건전한 자산형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단순히 예금이나 대출 등 상품 중심에서 벗어나 손님이 가진 생활 속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편리한 방법으로 소비 생활을 진단하고 건전한 자산형성을 돕는 등 금융 혁신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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