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울지법=이성로 기자]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검찰로부터 12년 구형을 받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 5년을 선고 받은 가운데 재계는 참담한 분위기다.
이재용 부회장이 25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진행된 뇌물공여 사건 1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의 1심 선고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예상보다 높은 선고에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한국을 대표했고, 한국 경제에도 헌신했다. 안타까울 따름이다"라면서 "사실 정부에서 무언가를 요구할 때 기업이 거스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2심, 3심에선 이러한 부분이 많이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잘잘못을 떠나 삼성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이야기하면서 기업 입장에선 정부의 뜻을 어길 수 없는 처지를 대변했다. 사회적 분위기도 무시할 순 없지만 기업만 탓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도 참담한 목소리로 "예상보다 높은 구형이 나온 것 같다. 법도 법이지만, 사회적 분위기도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법원 판결에 대해선 가타부타할 순 없다. 지난해부터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재계가 움츠러들었다. 삼성은 규모나 위상으로 보나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고, 이 부회장은 이런 그룹의 수장이다…"라며 말을 아끼더니 "결과에 대해선 이렇다저렇다 말할 순 없지만, 앞으로 움츠러들었던 기업 활동이 조금이라도 활성화될 수 있는 정책들이 많이 장려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은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 송우철 변호사는 재판 직후 "법률가로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즉시 항소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비롯해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에게 각각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다. 당시 삼성 관계자는 구형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재계에선 과도한 구형이 아니냐며 삼성이 적폐청산의 본보기가 된 것이 아니냐는 안타까움을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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