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한목소리로 산업 전반에 자리 잡은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의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22일 오전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진단과 대응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정진행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사장, 박한우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 사장, 황은영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 본부장, 이정우 영신금속 사장, 한국자동차산업학회 소속 김수욱 서울대 교수, 이지만 연세대 교수,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과 신달석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다수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내 완성차 산업이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에 가로막혀 경쟁력의 한계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제조사 5개사(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의 연간 평균 임금은 2016년 1인당 9213만 원으로 지난 2005년 대비 84%가량 올랐다. 이는 지난해 기준 일본의 토요타(평균 9104만 원)와 독일의 폭스바겐(8040만 원)보다 더 높은 수치다. 매출액 대비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국내 5개사의 경우 평균 12.2%로 경쟁업체(토요타 7.8%, 폭스바겐 9.5%)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생상성 측면에서는 상황이 정반대다. 현대차의 경우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 데 평균 26.8시간(2015년 기준)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포드(21.3시간), 제너럴모터스 23.4시간, 토요타 24.1시간보다 적게는 11.2%에서 많게는 25.8%가량 차이를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노조는 생산현장의 통제권을 갖고 있어 수요에 대응한 유연 근로시스템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매우 경직돼 있다"라며 "경쟁업체들은 고용·근로시간·임금·근로는 물론 단체협약에서의 유연성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에 발목이 잡히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역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최근 국내 자동차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내수와 수출, 생산 등 모든 지표에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는 지난해 소폭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역시 전년 대비 3.4% 줄었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 2012년 317만 대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로 2016년에는 전년 대비 35만 대가 줄어든 262만 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수출 역시 132만 대로 전년과 비교해 1% 줄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글로벌 수출 순위도 2016년 멕시코(277만 대), 미국(265만 대)에 밀리면서 5위로 내려앉았다.
자동차생산 역시 2012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으로 일시적인 증가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지난해 30만 대 이상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며 423만 대를 기록했다.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은 "예측가능한 경영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전년 대비 50%에 달하는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라며 "통상임금 소송에서 회사 측이 패소할 경우 같은 업무량에도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50% 더 줘야 하는데 이는 결국 노동시장의 분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황은영 르노삼성 본부장은 "좋은 차, 경쟁력을 갖춘 차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환경이 이뤄져야 투자도 늘어날 수 있다"라며 "한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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