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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선고 D-4] 선고 갈림길...이 부회장, 비선실세 최순실 언제 알았나?

  • 경제 | 2017-08-21 04: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1심 선고 공판 기일(25일)을 앞두고 법조계와 재계 안팎에서는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1심 선고 공판 기일(25일)을 앞두고 법조계와 재계 안팎에서는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 기일이 오는 25일로 예고된 가운데 법조계는 물론 재계 안팎에서는 '세기의 재판'의 결과가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판 막바지까지 '뇌물죄' 혐의를 두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 양측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의 유무죄에 대한 안팎의 판단 역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이러다보니 1심 선고를 앞두고 지난 4개월여 동안 진행된 법정 다툼 과정에서 재판부가 삼성에 던진 본질적 질문에 관심이 재차 쏠린다.

재판부가 본건 재판에서 판결을 내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꼽은 요소는 이미 재판 초기 때 삼성 측에 던진 질문을 통해 드러났다. 지난 3월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 당시 김진동 판사는 삼성 측에 4가지 '물음표'를 던졌다.

첫째는 ▲삼성의 자금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를 지원하고, 나아가 미르·K스포츠재단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에 후원했느냐는 점이다. 다음으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를 인지했는지 ▲삼성의 자금 지원이 최 씨 모녀의 사적 이익 추구 수단으로 변질된 점을 알고 있었는지 ▲삼성전자가 최 씨가 독일 현지에 세운 용역업체 코어스포츠와 체결한 계약이 불법행위를 감추기 위한 허위계약이었냐는 것이다.

지난 4월 첫 공판 기일을 시발점으로 지난 7일 이 부회장의 결심 공판 때까지 무려 53회차에 걸쳐 이어진 법정 다툼 동안 특검과 삼성 양측은 재판부가 던진 질문의 답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삼성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추진 등 주요 계열사의 경영 현안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는 무관한 사안이라는 주장을 유지해왔다.
삼성 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추진 등 주요 계열사의 경영 현안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는 무관한 사안이라는 주장을 유지해왔다.

특검이 '뇌물'로 한정한 자금 가운데 재단 출연금(204억 원)과 영재센터 후원금(16억 원)은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우선 삼성 측은 최 씨 모녀를 상대로 경제적 지원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재단 출연금 및 영재센터 후원금과 최 씨의 연관성에 관해 "몰랐다"는 견해를 줄곧 유지했다. 재단 출연금의 경우 매출 및 자산규모, 시가총액 등에 비례해 산출된 것으로 다수 대기업에서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출연했음에도 삼성에만 '뇌물죄'를 적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삼성 측의 주장이다.

재판부가 던진 첫 번째 질문은 특검이 강조하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간 '부정한 청탁', '대가관계 합의'의 기본전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비롯한 그룹 주요 현안이 경영 승계 완성을 위해 반드시 선결돼야 하는 과제로 이를 원활히 성사하기 위해 삼성이 청와대와 청탁했다고 본다.

특히, 승계작업을 구성하는 여러 과정 가운데 삼성물산 합병 건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지목한다. 특검의 주장과 관련해 변호인단은 "지난 2014년 9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1차 단독 면담 당시 합병 대상 회사 가운데 제일모직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조차 되지 않았고, 2015년 7월 2차 단독 면담 때에는 이미 양사가 합병 찬성 주주총회 결의까지 마친 상태였다"고 반박한다. 시기상으로 이 부회장이 단독 면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삼성에서 최 씨의 실체를 인지한 시점에 관해서도 삼성은 특검과 첨예한 견해차를 보였다. 특검은 지난 2014년 9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1차 독대 때부터 '비선 실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삼성 측은 지난 2015년 7월 29일 당시 대한승마협회장을 맡았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올림픽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독일 출장을 갔을 당시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를 만나 처음으로 최 씨의 실체를 알게 됐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애초 승마지원을 계획했을 때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 누구도 최 씨에 대해 몰랐다는 것이다. 또한, 최 씨의 방해로 삼성의 스포츠 지원 계획이 변질된 것은 맞지만, 마지막까지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삼성전자가 코어스포츠와 체결한 용역계약 역시 실제 계약서가 존재하는 정상계약이라는 견해다.

한편,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그룹 전직 경영진 4명의 1심 선고 재판은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진행된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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