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때다 싶어 매장을 찾는 분들이 꽤 있어요."
9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만난 직원은 "최근 구형폰에 대한 수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하반기 스마트폰 대작이 출시 전이라 이동통신 시장이 전체적으로 잠잠한 상태이지만, 구형폰의 가격이 내려가기만을 기다린 고객들에겐 지금이 스마트폰 구매 최적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과 LG전자 'V30', 애플 '아이폰8' 등 전략 스마트폰 출시를 앞둔 이동통신사들은 최근 테이블 정리에 나섰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판매하기에 앞서 구형폰에 대한 재고 정리 작업에 나선 것. 통상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올 시점이면 구형폰의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신상 욕심'이 없는 고객들에겐 지금이 오히려 '기회'인 셈이다.
이동통신 대리점 직원은 "구형폰의 가격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고객들이 꽤 많이 찾아온다. 저렴하니까 매장 측에서도 해당 제품을 권하는 편"이라며 "주로 나잇대가 높은 고객들이 저렴한 구형폰을 찾거나, 부모님의 휴대전화를 교체해주려는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설명했다.
구형폰의 몸값이 떨어지는 이유는 출고가 자체가 인하되거나, 공시지원금이 출고가 수준까지 대폭 상향됐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8일 삼성전자 '갤럭시S7' 64기가바이트(GB)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3만 원대 요금제부터 71만5000원으로 올렸다. '갤럭시S7'의 출고가는 82만1700원으로 추가지원금을 더하면 사실상 공짜폰이 된다. 현재 KT 공식 온라인몰 내 '갤럭시S7' 재고는 모두 소진됐다.
SK텔레콤의 경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 64GB 모델의 출고가를 82만1700원에서 69만9600원으로 낮췄다. 출시 당시 출고가(96만5800원)보다는 26만 원 이상 저렴해진 것이다. '갤럭시노트5'는 2015년 8월 출시된 제품이지만,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후속 제품이 없어 꾸준한 인기를 얻은 제품이다.
KT와 SK텔레콤은 지난달 LG전자 'G5'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대폭 올리며 공짜폰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외에도 이동통신사들은 지난달부터 구형 프리미엄폰, 중저가폰 등 다양한 모델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인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T가 공짜로 내놓은 애플 '아이폰6'(32GB) 등이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졌다.
구형폰이 고객의 선택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올해 출시된 최신작과 비교해 사양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성능이 좋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려는 '알뜰 고객'에게 구형폰에 대한 공시지원금 인상은 희소식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재고떨이용 구형폰과 최근 출시된 중저가폰의 사양과 가격을 비교해보고 구매할 수 있는 등 선택 폭이 넓어졌다. 최근 이동통신사들은 20~50만 원대 중저가폰으로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A7', '갤럭시J7', LG전자의 'Q6' 등은 프리미엄폰에 적용했던 일부 핵심 기능을 탑재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재고떨이는 말 그대로 재고떨이라 막상 구매하려고 매장을 찾아도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고객들은 중저가폰에 눈길을 돌릴만하다. 최근 중저가폰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고품질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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