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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안경 벗은' 李 부회장…'마지막 일주일' 무혐의 입증 '총력'

  • 경제 | 2017-08-01 18:4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49번째 재판이 1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가운데 이날 이 부회장은 평소와 달리 안경을 쓰지 않은 채 법정에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배정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49번째 재판이 1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가운데 이날 이 부회장은 평소와 달리 안경을 쓰지 않은 채 법정에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수뇌부 5명의 뇌물공여 사건 재판이 '피고인 신문'이라는 관문만 남겨둔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발언권'을 쥔 피고인들이 무혐의 입증에 총격을 기울이고 있다.

1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49번째 재판에서는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차장(사장), 최지성 전 미전실장(부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 중이다.

애초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은 이날 재판에서 장 전 사장과 최 전 부회장, 이 부회장 등 3명에 대해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7월 31일) 치러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와 박 전 사장의 신문 과정에서 피고인별 신문 소요 시간을 3시간을 넘기지 않겠다던 특검의 신문만 4시간 넘게 진행되면서 자정을 넘겨서까지 매듭을 짓지 못했다.

결국, 재판부는 오전 재판 때 박 전 사장에 대한 변호인 측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는데 이마저도 오후 3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 장 전 사장과 최 전 부회장에 대한 특검 측 예상 신문시간만 각 2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은 하루 뒤인 2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재판이 '장기전' 양상을 보이는 데는 공소혐의를 입증하려는 특검과 신문 당사자들 간 뚜렷한 견해차가 끝없는 설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신문에 나선 황 전 전무는 물론 이날 오후 신문을 마친 박 전 사장 모두 본건 재판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에 대한 삼성의 승마지원 의혹과 관련해 "삼성에서는 최 씨의 존재를 몰랐고, 이 부회장으로부터 정유라 지원과 관련한 어떠한 특정 지시도 받은 바 없다"며 특검의 공소내용을 전면으로 반박했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왼쪽부터) 등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삼성 수뇌부 4명은 사실상 마지막 발언 기회라고 할 수 있는 피고인 신문에서 무혐의 입증에 총격을 기울이고 있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왼쪽부터) 등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삼성 수뇌부 4명은 사실상 마지막 발언 기회라고 할 수 있는 피고인 신문에서 무혐의 입증에 총격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본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에서 최 씨의 실체를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정 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등의 진술 내용에 관해서도 특검 조사 때 했던 대질 내용을 되짚어가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검으로부터 신문을 받고 있는 장 전 사장 역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지원 경위에 관해 "청와대 측의 출연금 지원 요구에 관해 이 부회장에게 지시한 바 없다"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의 경우 특검이 쟁점으로 지목한 일련의 모든 그룹 주요 경영 현안을 진두지휘한 최고결정권자로서 박 전 대통령, 최 씨와 뇌물을 공모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된 만큼 그에 대한 신문은 다른 피고인들보다 훨씬 더 긴 시간 동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은 평소와 달리 법정에 도착, 호송차에서 내릴 때 안경을 쓰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 손에 들려 있는 서류봉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였지만, 이 부회장이 법정에 출석할 때 안경을 쓰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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