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치동=장병문 기자] 철강 제조 업체 휴스틸이 부당해고 후 복직판결을 받고 돌아온 직원들을 내쫓기 위해 '해고 매뉴얼'을 만들어 퇴직을 종용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회사는 논란이 더 확산하지 않기를 바라며 조심스러워하는 눈치다.
<더팩트>는 31일 '해고 매뉴얼'을 만들어 복직자들의 퇴직을 압박한 휴스틸 서울 본사를 찾아갔지만 회사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들을 수 없었다.
휴스틸 관계자는 '해고 매뉴얼'에 대해 "담당자가 자리에 없어 해줄 말이 없다"며 "현재 공식입장을 준비하고 있고 작성이 되면 연락을 주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해고 매뉴얼'을 보도한 SBS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정정 보도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휴스틸 직원들은 회사가 '해고 매뉴얼' 논란에 휩싸이면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업무를 하고 있었다.
앞서 휴스틸은 "(매뉴얼은) 실무자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회사의 공식 문건은 아니다"라며 "문건으로 복직자를 관리한 적이 없고 바로 폐기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휴스틸 서울 본사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 신안빌딩에 입주하고 있다. 이 건물에는 휴스틸의 모 회사인 신안그룹을 비롯해 신안그룹 레저 사업본부, 신안상호저축은행, 신안캐피탈, 그린씨앤에프대부, 신안스포츠클럽 등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또 현대비앤지스틸도 이 건물에 서울 본사를 두고 있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정일선 사장은 A4용지 140여 장 분량의 매뉴얼을 만들어 운전기사에게 갑질했다는 내용이 지난해 4월 밝혀진 바 있다. 정일선 사장은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선고받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건물에서 연이어 갑질 논란이 일어났다.
SBS는 30일 휴스틸 직원들이 화장실 앞 복도에서 근무하는 모습을 공개면서 회사가 '해고 매뉴얼'을 만들어 복직한 직원에게 퇴직을 압박했다고 단독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당해고 후 복직 판결을 받고 돌아온 직원들은 화장실 앞에서 근무했다. SBS는 지난해 5월 이러한 사실을 보도하고 고용부가 근로감독을 실시해 시정 지시를 했지만 회사는 복직자를 내쫓는 방안을 만들었다.
이른바 '해고 매뉴얼'에는 복직자에 꼬투리를 잡아 징계하고 강도 높은 업무를 맡겨 스스로 회사를 떠나게 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휴스틸은 지난해 5월 화장실 근무 논란을 일으킨 이후 그해 7월 이진철 전 사장이 물러났고 그 자리에는 오너 일가인 박훈 사장이 앉게 됐다. 박훈 사장은 대출알선, 해외 상습도박 등으로 옥고를 치른 박순석 신아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신안그룹은 1960년 건설사업으로 시작해 현재 레저, 철강, 금융, 화장품 등 총 25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중 상장회사는 휴스틸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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