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기업인 간담회, 함영준·김강삼 '주목'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주요 기업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15명의 기업인과 만났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맥주, 칵테일을 마시며 편안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 내용과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유일한 중견기업인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화제의 인물로 급부상했다. 또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마신 국산 맥주 기업 '세븐브로이'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두 회사는 정규직 채용에 힘을 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가 이번 대통령-기업인 간담회의 최대 수혜로 보고 있다.
함영준 회장은 기업 자산 순위 1위부터 15위 기업 중 협동조합 형태인 NH농협이 빠지고 상생협력 우수 중견기업으로 추천받아 참석하게 됐다. 오뚜기는 대통령도 인정한 '착한기업'이 됐다.
함영준 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기업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함영준 회장의 찬사는 부친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9월 작고한 함태호 명예회장은 1800명의 마트 시식사원을 순차적으로 정규직 채용을 지시했다. 함영준 회장은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부친의 방침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직원 3099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36명으로 비정규직 비중이 1.16%다.
오뚜기의 경영승계 과정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함영준 회장은 지난해 12월 22일 부친으로부터 오뚜기 주식 46만5543주(13.53%)와 계열사 조흥 주식 1만8080주(3.01%) 등 약 3500억 원대의 주식을 상속받았다.
30억 원 이상의 상장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세 50%가 부과되는 상속·증여세법에 따라 함영준 회장은 1500억 원의 상속세를 부과받았다. 함영준 회장은 상속세를 5년 동안 분납하기로 했다. 오뚜기에서는 재벌가의 편법·불법 승계가 없었다.
함영준 회장이 오랜시간 경영수업을 받은 것도 눈에 띈다. 함영준 회장은 4~5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르는 재벌 2~3세와 달리 1977년 오뚜기에 입사해 33년 동안 경영수업을 받으며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또 오뚜기가 10년 가까이 라면값을 올리지 않은 것도 국민의 호감을 사는 이유다. 경쟁업체들이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라면 가격을 올릴 때 오뚜기는 2008년 이후로 가격인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함영준 회장이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눌 차례가 되자 모든 기업인의 관심이 집중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뚜기를 '갓뚜기'라며 치켜세웠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함영준 회장은 "굉장히 부담스럽다"면서도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오뚜기를 초청한 것에는 암묵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면서 "'중견기업도 이렇게 하고 있는데 대기업은 어떤가'라는 메시지를 기업인들에게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와 함께 간담회 수혜자는 국내 1호 수제맥주기업인 세븐브로이맥주㈜다. 27일 첫날 간담회에서는 세븐브로이에서 생산한 '강서 마일드 에일'이 건배주로 올랐다. 맥주 마니아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날 청와대 간담회 후 자신의 SNS에 "맥주가 아주 맛있었다"고 호평했다. 이틀째인 28일 간담회에서도 건배주인 칵테일도 세븐브로이 맥주를 베이스로 만들어졌다.
문 대통령이 선택한 세븐브로이는 2011년 맥주 제조 일반면허 1호를 획득한 한국 최초의 수제맥주기업이다. 세븐브로이맥주는 77년 만에 탄생한 우리나라 세번 째 맥주를 제조·유통하는 기업이다. 1948년 건국 이후 최초로 대한민국 정부가 맥주제조를 허가해 준 일반면허 1호 기업이기도 하다.
'강서 마일드 에일'은 세븐브로이가 2011년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시작했다는 점에 착안해 이름을 지었다. 강서맥주, 달서맥주 등 '지역맥주 시리즈'를 잇달아 내놓았으며, 최근에는 미국 사이판, 홍콩, 대만, 중국 상하이 등지에도 진출했다. 강서맥주는 시중에서 330mL 한 병이 3900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청와대가 세븐브로이를 선택한 것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방안을 모색한다는 회동의 취지를 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세븐브로이는 전체 직원 34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브로이는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도 비정규직 제로 원칙을 고수해 전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했으며, 매년 신규 인력 채용 규모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또한, 초창기부터 직원 복지를 위하여 청년직원 숙소 보증금 지원 제도를 운영하며 직원과 함께 상생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편 기업인 간담회 첫째 날에는 기업 자산 순위 짝수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 참석했다.
둘째 날에는 기업 자산 순위 홀수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등이 문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다.
박용만 두산 인프라코어 회장은 간담회를 주선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이틀 연속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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