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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설비 회수까지…사드 장기화에 피해 ‘눈덩이’

  • 경제 | 2017-07-21 11:37

21일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최근 현지 롯데마트 2개 지점의 전력 설비를 회수한다는 처분을 내렸다. /롯데마트 홈페이지 캡처
21일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최근 현지 롯데마트 2개 지점의 전력 설비를 회수한다는 처분을 내렸다. /롯데마트 홈페이지 캡처

[더팩트│황원영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롯데마트가 또 한번 ‘역풍’을 맞았다. 사실상 영업 활동이 중단된 데다 각종 규제 조치가 이뤄지면서 중국 롯데마트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베이징시는 최근 현지 롯데마트 2개 지점이 무허가 전력 설비를 사용했다며 해당 설비를 회수한다는 처분을 내렸다.

앞서 베이징시 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롯데마트 영업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펼치고 위와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보도했다.

회수 처분이 내려진 설비는 롯데마트 주셴차오점과 양차오점에 설치된 변압기 4대와 전동기 23대다. 이 설비는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생산됐는데, 중국 당국이 시설물에 대한 노후·교체를 지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는 지난 2월 경북 성주 골프장 용지를 사드 부지로 제공한 이후 중국 당국의 끊임없는 제재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내 롯데마트 99곳 중 74개가 영업정지를 당했으며 나머지 12곳도 불매 운동, 시설 보수 등의 이유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즉, 87곳에 달하는 점포가 영업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그나마 지난 4월 점포 1곳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영업 재개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롯데마트 앞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바이두 캡처
지난 3월 중국 롯데마트 앞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바이두 캡처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반한 감정이 퍼지면서 영업 중인 나머지 점포 역시 매출이 75% 가량 급감했다. 이에 따른 롯데마트의 한 달 평균 손실 규모는 1000억 원에 달한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피해규모가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업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현지 공급사들이 거래를 중단하거나, 매장 임대업체들이 이탈하는 등 상황도 악화됐다.

게다가 중국 노동법상 매장 영업이 중단돼도 현지 종업원에게 정상임금의 70%를 계속 지급해야 하는 점도 손실 원인으로 지목됐다. 롯데마트 측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지적 받은 점을 개선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영업 재개까진 5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이다. 앞서 지난 5월 그간 마비됐던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가 재가동되면서 중국 사업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특히,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만나 사드 보복 철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업계 내 기대감도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당국의 기조엔 변화가 없는 가운데 추가적인 제재 조치까지 이어지면서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자금 수혈도 문제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매장에서 매출을 내기 힘들어지자 긴급 자금 3600억 원을 마련해 종업원 임금, 상품대금 지급 등에 사용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조만간 바닥나 추가 수혈이 필요하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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