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스마트폰 대작이 몰려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갤럭시노트'와 'V' 시리즈의 2017년형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애플이 '아이폰' 10주년 기념작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 하반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제조사들은 다가올 스마트폰 대전의 대진표를 하나둘 공개하며 관심 끌기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 신작 중 시장에서 가장 먼저 등판할 주자로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이 꼽힌다. 지난해 배터리 발화 문제로 조기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후속작이다. 배터리 발화 사고 이후 처음 출시하는 '노트' 시리즈인 만큼 파격적인 변화보다 '안정적인 진화'를 택한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최근 대만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갤럭시노트8'을 8월 말에 공개하고 9월 초부터 글로벌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공개·출시일과 관련해 많은 추측이 있었지만, 스마트폰 사업부 수장이 공개 일정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8'은 9월 초부터 두 단계에 걸쳐 각 국가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공개 날짜와 장소는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갤럭시노트8' 언팩 행사가 다음 달 23일 뉴욕에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작 '갤럭시노트7'은 지난해 8월 2일 미국 뉴욕 해머스타인 볼룸에서 공개됐다.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노트8' 공개 장소를 미국 뉴욕으로 정한 건 '갤럭시노트7'을 공개했던 장소에서 다시 한번 신제품을 선보이며 잃었던 신뢰를 완벽히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 '갤노트7'에 열광했던 '노트' 마니아, '갤노트8'에도 반응할까
'갤럭시노트8'이 '갤럭시노트7'만큼의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충성도 높은 마니아 고객층이 존재하지만, 이 고객들이 배터리 발화 사태 이후 또다시 '갤럭시노트'를 선택한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다수의 '갤럭시노트' 마니아 고객이 이미 상반기 출시작 '갤럭시S8' 또는 지난 7일 출시된 '갤럭시노트FE'('갤럭시노트7' 리퍼비시폰)를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갤럭시노트7'은 사전 예약 주문에서만 40만대 판매를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홍채인식 등 추가된 기능으로 고객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고, 전작에 비해 세련된 엣지 디자인과 새로운 블루코랄 색상 등이 호평을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갤럭시노트8'이 어떤 디자인과 성능을 갖출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과 디자인, 성능이 거의 동일한 '갤럭시노트FE'가 최근 시장에 풀렸다. 그만큼 '갤럭시노트8'은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을 갖춰야 고객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알려진 스펙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카메라다. '갤럭시노트8'은 삼성전자가 내놓은 프리미엄폰 중 처음으로 1300만 화소 수준의 듀얼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 개의 렌즈가 가로로 장착될지, 세로로 장착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화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갤럭시노트8'은 '갤럭시노트7'보다 0.6인치 커진 6.3인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전면이 18.5대 9 화면비율의 베젤리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가득한 디자인을 의미하며 올 상반기 출시작 '갤럭시S8'에 처음 적용됐다.
◆ '갤노트7' 뛰어넘는 역대급 성능? '갤노트8', 어떻게 달라졌나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가 탑재되는 건 '갤럭시노트7'과 다른 차별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에 '갤럭시S8' 때보다 한 단계 성장한 '빅스비'를 적용할 전망이다. 회사는 '갤럭시노트7'의 리퍼비시폰인 '갤럭시노트FE'의 경우 '빅스비'의 일부 기능인 '빅스비 홈'과 '빅스비 리마인더'를 탑재해 출시했다.
고객 입장에서 최대 관심사인 배터리는 기존(3500mAh)보다 200mAh 줄어든 3300mAh가 유력하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배터리 발화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갤럭시노트8'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와 삼성의 엑시노스 8895 프로세서가 교차 탑재되고, 6기가바이트(GB) 램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내장메모리는 64GB, 128GB 두 종류가 될 전망이다. '갤럭시노트7'은 스냅드래곤 820과 엑시노스 8890 프로세서, 4GB 램이 탑재됐고, 64GB 단일 모델로 출시됐다.
더욱 큰 화면과 듀얼카메라 등이 적용되면서 '갤럭시노트8'의 가격은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선보인 제품 중 가장 비쌀 가능성이 크다. IT 전문 매체 벤처비트는 '갤럭시노트8'의 가격을 최소 900달러(약 102만 원), 최대 999달러(약 112만 원)로 예상했다. 미국 IT 전문 매체 BGR은 '갤럭시노트8'의 가격이 1000달러(약 113만 원) 정도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갤럭시노트7'의 출고가는 98만8900원이었다.
한편 삼성전자가 애플과 LG전자보다 한발 앞서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라이벌인 애플의 '아이폰8'이 기술 결함 등을 이유로 공개 및 출시 일정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 시장 선점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갤럭시노트7' 공개 및 출시 시기를 8월 초·중순으로 앞당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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