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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깜짝 출석' 정유라 "내가 탔던 말들 삼성 소유 맞다"

  • 경제 | 2017-07-12 14:3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38번째 재판이 12일 열린 가운데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증인으로 출석해 '말 세탁' 의혹이 불거진 말들의 소유권이 삼성에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38번째 재판이 12일 열린 가운데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증인으로 출석해 '말 세탁' 의혹이 불거진 말들의 소유권이 삼성에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울중앙지법=서재근 기자] "제 말도 아닌데, 그것도 제가 아들까지 데리고 독일에서 덴마크까지 건너간 상황에서 말 다리 아픈 것까지 신경 쓰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38번째 재판이 12일 열린 가운데 이날 증인 신문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던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돌연 증인으로 출석, 독일과 덴마크 등에서 자신이 탄 말들의 소유권과 관련해 '삼성 소유'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삼성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 씨에게 뇌물 목적으로 말 소유권을 넘겨줬다는 특검의 주장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서 정 씨는 "'비타나V'와 '살시도'가 삼성 소유의 말인 것은 맞냐"라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하면서 이후 해당 말들을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교환했다면 이들 역시 삼성의 소유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말들의 소유권이 삼성에 있다는 그의 진술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정 씨는 앞서 검찰 조사 당시 지난 2016년 1월 최 씨에게 "우리가 (삼성으로부터) '살시도'를 우리가 사면 안되느냐고 묻자 최 씨가 '그럴 것 없이 내것처럼 타면 된다"라고 대답했다"라고 진술했다.

당시 이 같은 진술을 한 경위에 대해 정 씨는 "2015년 말 '살시도'의 이름을 '살바토르'로 바꿨을 때 어머니(최순실)에게 그 이유를 묻자 '삼성 말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니 토 달지 말아라'고 해서 그때 삼성 소유라는 것 알았다"라며 "'살시도'가 삼성 소유의 말이라는 사실을 알고 삼성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말을 넘길까 봐 사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라 씨는 이날 재판에서 어머니인 최순실(사진)씨로부터 '살시도'를 비롯한 독일 훈련용 말이 삼성 소유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정유라 씨는 이날 재판에서 어머니인 최순실(사진)씨로부터 '살시도'를 비롯한 독일 훈련용 말이 삼성 소유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외에도 정 씨는 삼성에서는 애초 '말 교환' 사실을 몰랐고, 최 씨가 자의적으로 '비타나'와 '살시도'를 '블라디미르', '스타샤' 등으로 바꾸려 했다는 변호인단의 설명에 격앙된 어조로 "애초 '비타나'와 '살시도'가 삼성 말이었는데 (삼성에서) 몰랐을 리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말 세탁' 의혹의 핵심 쟁점인 소유권 문제의 명확한 답변은 특검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나왔다. 정 씨는 "'블라디미르', '스타샤' 등이 삼성 소유라고 답변했는데, 그렇게 생각한 근거가 무엇이냐"는 특검의 질문에 "저에게 말의 소유가 코어스포츠에 있는지 삼성에 있는 것인지를 묻는 것 같은데 코어스포츠는 아니다. 저희 쪽 누구도 말의 행방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말의 소유 관계를 구분 짓는 기준은 누가 말을 보살피고, 그 비용을 내느냐에 있다"라며 말을 소유하는 사람들이 말의 건강상태나 부상 여부 등을 살피지 않은 것은 비정상적인 것은 맞지만, 말 주인도 이 부분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고, 저로서도 어차피 제 말도 아닌데 어린 아들까지 데리고 덴마크까지 가서 말 상태까지 신경 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정 씨의 진술은 지금까지 '독일에서 정 씨의 훈련용으로 사용한 말의 소유권은 삼성에 있었다'는 삼성 측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변호인단은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이 부회장의 34번째 재판 당시 '말 세탁' 의혹이 불거진 '비타나V'와 '라우싱'의 소유권 해제 확인서를 증거로 제출하며 특검의 공소내용을 반박한 바 있다.

정유라 씨는 '말 세탁' 의혹이 불거진 말들의 소유권에 관해
정유라 씨는 '말 세탁' 의혹이 불거진 말들의 소유권에 관해 "제 말도 아닌데 어린 아들까지 데리고 덴마크까지 가서 말 상태까지 신경 쓰지 않았다"라고 진술하는 등 사실상 말의 소유권이 삼성에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지난 8일 변호인을 통해 "(이 부회장의 재판이) 자신의 형사사건과 직결된 만큼 출석할 수 없는 상황이며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것이 자신을 방어하는 최소한의 길"이라며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정 씨는 이날 오전 돌연 법정에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 씨는 증인 출석을 결정하게 된 경위에 관해 "여러 가지 만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특검에서 저에 대해 증인 신청을 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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