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울중앙지검=이성락 기자] 검찰이 '갑질 경영'으로 50억 원대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 등을 받는 정우현(69) 전 MP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사를 진행한 결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4일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횡령 등 혐의로 정 전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입하면서 중간 업체를 끼워 넣는 방법으로 이익을 빼돌리고, 이에 항의하며 가맹점을 탈퇴한 업자들이 점포를 내자 보복 출점을 한 혐의 등으로 정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인 검찰은 정 전 회장을 돌려보낸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했다. 조사 결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MP그룹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치즈 통행세 의혹을 뒷받침할 자료와 보복 출점을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 등이 담긴 증거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 전 회장은 미스터피자가 가맹점에 10kg당 7만 원에 공급할 수 있는 치즈 공급 과정에서 동생의 아내 명의로 된 중간 업체를 넣어 8만7000원에 강매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받는다. 가맹점을 탈퇴한 업자들이 점포를 내자 치즈를 구입하지 못하고 방해하고,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해 저가 공세로 보복 출점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은 또 자서전을 가맹점에 대량으로 강매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미스터피자 가맹본부인 MP그룹과 중간유통사 2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정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를 내렸다.
현재 정 전 회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6일쯤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스터피자 탈퇴 점주 A 씨는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 전 회장은 검찰이 관련 수사에 착수하고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달 26일 "각계 전문가와 소비자 대표, 가족점 대표가 참여하는 가칭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를 구성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대국민 사과를 한 뒤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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