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은 성추행 파문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렵게 일궈낸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직에서 내려온 것은 물론 여론의 뭇매도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1일에는 경찰청에 출석해 수많은 취재진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이번 주에는 '재벌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 경영진의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제계 회동인 만큼 업계 관심을 받았는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경제 정책을 교감했다고 합니다. 또한, KB국민은행은 '2017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일자리 창출에 나섰습니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이철영·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로·이성락·서민지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황원영 기자] -성추행 파문에 휩싸인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이 마침내 경찰서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연거푸 "죄송하다"고 말하며 허리를 90도로 굽혀 사과했습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물론 오너의 경찰 출석까지 이어지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현장으로 가보시죠.
◆ 고개 숙인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 성추행 혐의는 부인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이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죠?
-네. 최 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 강남경찰서에 도착했습니다. 남색 줄무늬 양복을 입고 넥타이도 매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그는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깊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숙였습니다.
-공식적인 사과군요?
-앞서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며 공식 사과문을 게재한 바는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사건 이후 처음이죠. 최 전 회장은 90도로 허리를 숙인 후 약 7~8초간 고개를 들지 않았습니다. 질문을 쏟아내던 기자들도 그 순간만큼은 잠깐 말을 멈췄습니다.
-성추행 사건에 대한 비판이 뜨거운 가운데 불매운동까지 벌어지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나요?
-연거푸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취재진이 "피해를 보고 있는 가맹점주들에게 할 말이 있냐", "왜 피해자와 단 둘이 식사했나",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 등의 질문을 이어갔지만 최 전 회장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습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부담감을 느꼈나 봅니다.
-실제 이날 강남경찰서에는 최 전 회장을 취재하기 위한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려 성추행 사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습니다.
-그렇군요. 피해자는 이달 3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가 이틀 뒤 갑자기 고소를 취하했습니다. 그렇다면 사건이 마무리 된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경찰은 친고죄가 폐지된 만큼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이달 7일 피해자 조사를 한 데 이어 15일 최 전 회장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최 전 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연기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했던 호텔로부터 내부 CCTV 영상을 임의 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아 사실 파악에 나섰고, 23일에는 최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최 전 회장은 혐의를 인정했나요?
-최 전 회장은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접촉은 있었으나 강제성이 없었다"며 강제추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가맹점주들은 속이 타겠네요.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일부 가맹점주의 매출이 절반 이상 하락했다고 합니다. 몇몇 가맹점주들은 영업장으로 전화를 해 욕설이나 비판하는 소비자들도 있다며 하소연했고요. 최 전 회장이 회장 직에서 물러났고, 경찰 조사를 받는 만큼 불매운동도 다소 잠잠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재벌 저격수와 4대 그룹의 첫 만남…현장 분위기는?
-재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앞서 새로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의 만남이 화제가 됐었는데요. 관련 소식을 전해주시죠.
-김 위원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하현회 ㈜LG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등 4대 그룹 경영진은 지난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책 간담회'를 가졌는데요. 이날 간담회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김 위원장과 대기업 경영진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재벌 저격수'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전문 경영인들을 급하게 소집했다는 점에서도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귀추가 주목됐죠.
-간담회 현장 상황은 어땠나요?
-간담회는 재계와 언론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좁은 회의실은 50여 명의 취재진으로 북적였는데요. 처음엔 그룹 경영진의 표정과 입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4대 그룹 경영진들은 현안이나 나눌 말을 묻는 취재진에 답변을 피한 채 회의장으로 들어갔는데요. 표정을 보니 긴장감이 짙게 배어있었습니다.
-그래도 간담회 자체는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는 평가가 많던데요?
-맞습니다. 딱딱한 분위기는 금세 풀렸는데요. 사진 촬영 때 김 위원장이 손을 잡자고 제안하자 4대 그룹 경영진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김 위원장과 그룹 경영진에 따르면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 역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합니다.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알 수 있나요?
-비공개 간담회라는 점에서 양측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인사말과 간담회를 마치고 밝힌 소감을 통해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요.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4대 그룹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간담회 자리에서도 기업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행정력을 동원해 기업을 제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말도 했습니다. 이른바 몰아치기식 '재벌 개혁'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죠.
-질타를 가한 부분은 없었나요?
-물론 있었습니다. "상위 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다수 국민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며 "이 부분에 대해 기업이 되돌아봐야 할 대목은 분명히 있다"고 지적한 것인데요. 특히 자발적 변화를 주문하면서도 "한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과 변화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은 알아줬으면 한다"고 은근히 압박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매를 들기 전에 기업이 스스로 변화의 모습을 보여라'는 날 선 주문으로 읽혔죠.
-김 위원장은 간담회 자체에 대해서는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소통하는 이런 자리를 자주 갖겠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는데요. 4대 그룹 경영진 역시 "경제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소통을 자주 하기로 했다", "안심하게 됐다",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자리였다" 등 간담회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그렇군요. 앞으로 이런 만남이 지속될 것 같네요.
-양측 모두 수시로 만남의 기회를 갖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개별적으로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김 위원장은 "이번 간담회가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청와대에서도 이번 간담회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 윤종규 KB금융 회장, 문재인 대통령이 '업어줄' 1호 기업인?
-금융권에서는 대규모 행사가 열렸죠. KB국민은행이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면서요.
-KB국민은행은 22일부터 23일까지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2홀에서 '2017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개최했습니다. 'KB굿잡 취업박람회'는 지난 2011년 시작해 올해 12회째를 맞았는데요. 구직자와 구인기업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단일 규모 국내 최대 취업박람회로 이번에도 많은 취재진과 취업준비생들이 몰렸습니다.
-매년 다양한 취업박람회가 열리고 있잖아요. KB굿잡 취업박람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취업교육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직업체험, 진로상담 등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실질적인 채용까지 이어지고 하는데요. 여러 과정을 거쳐 구직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한 KB국민은행의 현장면접도 열렸는데, 하반기 채용과 연결된다고 하네요. KB국민은행은 사전에 접수 받은 서류를 바탕으로 면접자 600여 명을 선출해 현장면접을 진행했는데요. 현장에서 합격한 사람은 하반기 채용에서 1차 서류 전형 통과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KB국민은행의 입사를 꿈꿨던 사람이라면 서류부터 면접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던 거죠.
-구직자들에게 좋은 기회로 보이네요. 취업박람회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네, 취업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도 KB국민은행의 이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요. 이 부위원장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인이 최고의 애국자"라면서 "대통령께서 일자리 창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 기업인을 업어주겠다고 언급했는데, 첫 번째가 윤종규 회장님이 될 것 같다"고 말해 많은 이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윤 회장도 활짝 웃었고요.
-현장 분위기가 좋아 보이네요. 윤 회장 또한 센스 있는 인사말로 눈길을 끌었다고요.
-윤 회장은 행사장을 찾아준 취업준비생 및 내외빈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며 손으로 하트모양을 그렸는데요.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자리인 만큼 고등학생부터 20대 초반들이 많았는데, 그동안 윤 회장을 잘 모르고 있었다 할지라도 이번에 각인이 됐을 것 같아요.
또한 윤 회장은 "앞으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KB만의 차별화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국민의 평생 금융파트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 취업준비생들에게 많은 희망을 가져다 줬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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