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재벌 저격수', '기업 저승사자'로 이름을 떨친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개혁'이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김 내정자는 재별개혁의 첫 단추로 삼성, 현대차, SK, LG 등을 상대로 엄격하게 현행법을 집행하겠다며 4대 대기업을 정조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인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로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지명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 1999년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을 시작으로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역임하는 등 20년 넘게 재벌의 불공정행위를 예의주시해 왔다. 특히, 지난해엔 국정농단 청문회 참고인으로 등장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비판하며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인선 발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지칭하는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말이 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실현한 나라라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런 말을 들을 수 없게 됐다. 이유는 시장경제 질서가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경제 질서 확립해서 한국 경제 활력 불어넣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주된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 대상은 30대 기업의 자본 절반이 몰려있는 4대 재벌로 좁혀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며 "현행법을 집행할 때 좀 더 엄격하게 하겠다"고 천명했다. 4대 대기업을 시작으로 재벌개혁을 시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한국 경제 활력을 최우선으로 꼽았지만, 재벌 개혁 의지도 명확히 한 김 내정자다. 재계는 기본적으로 재벌 저승사자의 등장에 마냥 긴장하기보단 '경제활력'을 천명한 것에 안도하고 있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걱정과 다르게 경제활력을 먼저 이야기했다. 김 내정자가 과거 시민단체장을 거치며 재벌을 타깃으로 삼았지만, 공직에서는 또 다를 것이다. 김 내정자가 '재벌 저격수'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특정 기업에 대한 이야기다"라면서 "공정거래위원장이란 자리에 누가 오던지 재벌개혁에 대한 강도의 차이가 있지 역할에 대해선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게 재계 입장이다. 무엇보다 경제활력을 가장 먼저 이야기해 걱정보단 안도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재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로선 아직 어떠한 것도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몸소 느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공직에 와서 정책을 펼치는 것은 과거 행보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 대기업 관계자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재벌개혁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계로선 긴장할 수도 있지만, 김 내정자가 경제활력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보여줬기 때문에 안도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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