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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책임 다할 것"…유족 측 "사후대책 협의 없어" 분노

  • 경제 | 2017-05-02 15:26
1일 오후 2시 50분쯤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크레인 충돌 사고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독자 제공
1일 오후 2시 50분쯤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크레인 충돌 사고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독자 제공

[더팩트 | 권오철 기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크레인 충돌·전도 사고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죄스러운 마음"이라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측은 사고 발생 만 하루가 지난 2일 오후까지 유족측과 장례절차등 사후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유족측의 불만을 사고 있다. 유족측은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아직 빈소에 영정사진도 못 올리고 있다"며 "삼성중공업 측과 합의 및 재발 방지 약속 없는 상황에서 장례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2일 박 사장은 미국 출장에서 복귀 중인 가운데 김효섭 삼성중공업 조선소장(부사장)을 통해, 전일 오후 2시 50분쯤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발생한 크레인 사고와 관련 사과문을 공개했다.

박 사장은 사과문에서 "어제 저희 거제조선소에서 발생한 불의의 인명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소는 안전이 최우선이고 저희 경영진은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작업자의 생명을 지켜야 함에도 이런 사고가 발생하게 돼 죄스러운 마음"이라며 "사고대책 본부를 설치해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려움에 처한 동료와 가족들을 위해 회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지원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휴스턴 출장 중이던 박 사장은 사고 소식을 접한 후 귀국길에 올랐다. 박 사장은 이날 저녁쯤 거제에 도착해 사고 수습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사고 직후 사망자 시신 6구 중 4구는 거제백병원으로, 2구는 대우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유족 측은 사망자 시신이 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데 합의, 대우병원의 2구가 거제백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한다.

2일 거제백병원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김경습 삼성중공업 일반노동조합 위원장. /삼성중공업 일반노동조합 제공
2일 거제백병원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김경습 삼성중공업 일반노동조합 위원장. /삼성중공업 일반노동조합 제공

이날 오후 3시, 유족 측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 24시간 넘은 시점이지만 거제백병원에는 장례 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유족 측은 삼성중공업 측과 합의 및 재발 방지 약속 없는 상황에서 장례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족 구 모 씨는 "삼성중공업에서 아무도 안 와서 빈소에 고인의 영정 사진도 못 올리고 있다. 대한민국에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수 있나"고 분노에 찬 심정을 쏟아냈다. 구 씨는 이어 "힘 없는 협력업체 사람들만 와서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이 전부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회사 측이 유가족을 만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한 사실 관계 및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알아 보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김경습 삼성중공업 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삼성중공업 측이 오전 10시에 유족 측과 만나기로 해놓고 임직원이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말로만 사과문을 발표하고 정작 유족을 만나 사과하지 않는 것은 언론플레이가 아니고 뭔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박대영 사장을 구속 수사하라"며 거제백병원 앞에서 1인 시위 중이다. 김 위원장은 "크레인 충돌 사고는 삼성중공업에서 사상 최초다"면서 "타워크레인과 충돌한 골리앗크레인은 원청이 운영하는 크레인이다. 협력사 대표에게 책임이 있겠지만 협력사도 엄밀히 말하면 삼성중공업 사장이 관리하는 체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두 명이 아닌 3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박대영 사장에게 책임을 묻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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