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과 관련, 촬영 및 유포 과정에서 연루 의혹이 불거진 CJ그룹이 해당 영상을 찍은 일당들이 제시한 '뒷거래' 제의를 수차례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조사에서 CJ그룹의 이 같은 대응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간 검찰의 압수수색 등으로 그룹 '윗선'이 동영상 촬영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던 CJ그룹은 "누명을 벗게 됐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28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이건희 회장 동영상을 촬영한 선 모 씨와 이를 지시한 선 씨의 형 선 모 전 CJ제일제당 부장을 공갈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선 씨 일당은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6월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이 회장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논현동 자택을 출입하는 여성들로부터 이 회장을 촬영하도록 지시하고, 동영상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2013년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장 측으로부터 모두 9억 원을 받아냈다. 해당 자금은 삼성그룹 비자금 수사 당시 발견된 이 회장의 차명계좌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CJ그룹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들이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CJ그룹 측에도 해당 영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뒷거래'를 제안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에 있는 CJ그룹 본사와 계열사인 헬로비전, 대한통운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하고, 개인 업무일지와 회계자료, 전산문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성 모 CJ헬로비전 부사장 휴대전화에서 선 전 부장이 2014년 4월쯤 전화를 걸어 "이메일로 좋은 거 보내겠다. 전화 받아라"라고 말한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선 전 부장은 같은 해 11월과 12월, 2015년 3월 등에도 성 부사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거래를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성 부사장은 이들과 만남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이건희 동영상 연루 의혹'과 관련해 "그룹 측과 아무 관련도 없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던 CJ그룹 측은 "검찰 조사 결과 CJ그룹이 동영상 제작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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