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파주=이성락 기자] 1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165만5000㎡ 크기의 이곳은 LG전자 제품에 탑재될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내는 대형 생산단지다. 이 사업장에서는 대형 TV용 액정표시장치(LCD)와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LCD 패널 역시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이날 방문한 곳은 길이 265m, 높이 86m에 달하는 LCD 패널 생산라인 'P9' 공장이었다. 아파트 30층 높이, 6개의 층으로 이뤄진 이 건물 내부에는 사람 한 명 없이 적막만이 흐르고 있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에 따르면 미세먼지 하나라도 제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작업 대부분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는 거대한 로봇들만 요란스럽게 움직였다.
안내를 맡은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P9' 공장은 8.5세대 LCD 생산라인과 대형 올레드 생산라인 등 LG디스플레이의 최첨단 생산공장으로, 2200mmX2500mm 크기의 원판유리 기판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유리기판 2장 사이에 빛의 부과율을 조절하는 액정을 넣어 LCD 패널을 완성하는 것이다.
유리기판 한 장에는 컬러 필터가, 나머지 한 장에는 액정을 제어하기 위한 반도체 막이 입혀져 있다. 이 LCD 패널에 편광판과 각종 회로 등을 부착하면 LCD 모듈이 완성된다. 'P9' 공장은 무인화 공정률이 80% 수준으로, 웬만한 작업은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 모든 시스템은 작업 현장이 아닌 공장 1층에 마련된 원격조종실에서 조작된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생산라인 소개와 함께 나노셀 기술을 설명하는 별도의 자리를 마련했다. 나노셀은 편광판에 직접 적용되는 것으로, 편광판에 나노 크기의 물질을 덧입히는 것을 말한다. 이희영 LG전자 TV상품기획 부장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나노셀 기술을 위해 5년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쳤다"며 "TV에 적용되는 만큼 성능과 신뢰성을 모두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기술이 적용된 나노셀 TV는 양산성이 뛰어나다는 게 LG디스플레이 측 설명이다. 기존 편광판 대신 나노셀이 적용된 편광판을 사용하면 별도로 공정을 추가하거나 제품의 설계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 이론적으로는 현재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든 디스플레이를 나노셀 디스플레이로 생산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나노셀 TV가 퀀텀닷 필름을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원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강점 때문에 중국의 TV 제조업체 스카이워스, 콩카 등으로부터 나노셀 디스플레이의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올해 프리미엄 LCD TV에서는 나노셀 진영과 퀀텀닷 진영이 치열한 화질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LG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30여 모델의 슈퍼 울트라HD TV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나노셀을 적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나노셀 TV의 강점은 색의 파장을 나노 단위로 더욱 정교하게 조정해 보다 많은 색을 한층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LCD TV의 경우 구조상 시야각에 따른 색 왜곡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나노셀 TV는 화면을 정면에서 볼 때와 60도 옆에서 볼 때 색 재현력과 색 정확도의 차이가 없다.
나노셀은 또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거실에 밝은 등이 켜져 있더라도 화면에 비치는 불빛에 방해받지 않고 TV를 시청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는 나노셀 기술을 앞세운 제품을 통해 TV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김점재 LG디스플레이 패널개발 담당 상무는 "자사가 개발한 나노셀 기술의 원리와 특징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며 "나노셀 기술을 설명하는 이 자리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발전하는데, 나아가 자사 제품이 경쟁 우위를 점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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