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로 기자]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씨가 설립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과 SK그룹 최태원 회장 사면 의혹을 받고 있는 김창근 전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그룹 임원 3명이 검찰에 출석했다. 이들은 예상 경로가 아닌 지하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 한바탕 '취재 전쟁'이 벌어졌다.
1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문 앞에 수많은 취재진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김창근 전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김영태 전 SK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에 대해 소환 통보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SK 수뇌부를 소환해 재단 출연, 면세점 특혜, 최태원 회장 사면 의혹을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특별검사팀이 지난달 수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검찰이 전날 면세점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관세청 직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지 하루 만에 SK 수뇌부를 소환해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취재, 사진, 방송 카메라 등 약 40여 명의 취재진은 검찰 정문에 자리했다. 김창근 전 의장 등 SK 임원들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 지나가기만 해도 카메라 플래시는 쉴 새 없이 터졌다. 한 일반인은 "왜 찍었냐. 당장 지워라"라며 취재진과 실랑이를 벌일 만큼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오전 9시 40분께 검찰청 입구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형희 대표이사가 검찰청 건물 안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 취재진은 "SK 임원들이 지하를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순간, 실내에서 촬영할 수 없는 사진 기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통유리벽에 달라붙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 대표이사는 취재진의 "최태원 회장의 사면청탁을 계획한 적 없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말했다.
곧이어 김창근 전 의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김 전 의장 역시 "최 회장의 사면에 개입한 적 없다. 성설히 조사에 임하겠다"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015년 7월, 수감 중이던 최 회장의 대신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111억 원의 자금을 출연했다. 이후 최 회장은 8·15 사면으로 출소했는데 검찰은 거액의 출연금이 뇌물이 아닌지에 대해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검찰은 SK 수뇌부를 상대로 서울 시내 면세점 인허가 부분 역시 특혜 의혹이 없었는지도 추궁할 방침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5년 11월 워커힐면세점 특허권을 상실했다. 지난해 4월 정부가 대기업 3곳을 상대로 면세점을 추가하겠다고 결정했는데, SK그룹은 면세점 사업권 확보를 위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100억 원이 넘는 거액을 출연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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