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BNK금융그룹(BNK금융)이 엘시티 특혜 대출에 연루된 데 이어 '꺾기 대출'로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등 악재에 직면했다. BNK금융 측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경영진에 미치는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BNK금융이 지난해 유상증자 당시 대출자들을 자사 주식 매수에 동원해 주가를 끌어올린 정황을 포착했다. 금감원은 관련 내용을 지난주 부산지검으로 넘겼고,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을 계열사로 둔 지방금융지주사다. 금감원은 지난해 부산은행에서 300억 원대의 대출을 받은 외부인사 10여 명이 BNK금융 경영진의 부탁으로 3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출 자금으로 자사의 주식을 매수하게 하는 이른바 '꺾기 대출'을 해준 것이다.
실제 BNK금융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지난해 1월 6일 주가는 3.21% 급락해 813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다음날 바로 반등했고, 회복세를 이어가며 이틀 만에 2%대 올랐다.
주가가 상승하자 BNK금융은 지난해 1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주가를 기준으로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하는 신주의 발행가격을 결정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BNK금융이 많은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는 게 금융 당국의 판단이다.
또한 시세조종에 가담한 외부인사 중 4명은 최근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엘시티의 시행사 임원으로 알려졌다. BNK금융은 엘시티 특혜 대출 의혹에도 휩싸여 있는 만큼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검찰은 이장호 전 BS금융지주(BNK금융 전신) 회장이 엘시티 시행사 측에 특혜성 대출을 해주면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이 이 전 회장의 계좌와 자택,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던 만큼 구체적인 혐의 단서가 나왔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BNK금융은 지난 2015년 9월 부산은행·경남은행·BNK캐피탈 등 계열사를 통해 엘시티 사업에 1조1500억 원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약정을 맺었다. 여기에 경남은행은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추가로 3000억 원의 자금을 대출해주는 이면약정까지 진행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위험성이 큰 엘시티 사업에 지나치게 많은 자금을 지원해줬다는 점에서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엘시티는 자금난을 겪고 있어 타 금융사들은 엘시티 지원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BNK금융은 엘시티 사업 PF 약정의 64.6%를 지원하며 적극 도왔다.
BNK금융 측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BNK금융 관계자는 "꺾기 대출이나 이를 통해 시세조종을 하려 했던 사실은 없다"며 "관련 내용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BNK금융이 엘시티 특혜대출과 주가조작 등으로 조사를 받게 되면서 경영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논란이 겹치면서 그룹 내부가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혹이 풀린다 할지라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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