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지 일주일도 넘어갔는데요. 취재열기는 서울구치소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LG전자의 최신형 스마트폰 출시 소식도 화제인데요. 베일에 가려져 있던 'G6'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생명보험사가 순익에서 8년 만에 손해보험사를 앞지르는 지각변동이 일면서 관심이 쏠렸죠. 그런가 하면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유통업계의 전략도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권오철·이성로·이성락·서민지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리=서재근 기자] 지난 17일이었죠. 재계 서열 1위 삼성의 수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이 확정되면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는데요. 아직까지도 구치소 앞에는 이재용 부회장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취재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나 두 여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총수 일가의 면회여부에 대한 관심 때문일텐데요. 자세한 얘기 들어보죠.
◆ 이재용 부회장 수감 서울구치소 취재 열기 여전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7일부터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가운데 삼성그룹 관계자들이 이 부회장을 접견했습니다. 구속 당일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이 구치소를 찾았고 다음 날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이 방문했습니다. 성열우 미래전략실법무팀장도 20일과 21일에 변호인 자격으로 서울구치소에 들어갔습니다.
서울구치소 정문에는 <더팩트> 기자를 포함해 많은 기자들이 몰렸습니다. 취재진의 관심사는 이재용 부회장 가족들의 면회였지만, 모친인 홍라희 관장과 여동생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은 구치소를 찾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어 부담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서울구치소 입구에선 이재용 부회장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지난 17일 새벽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영수 특검 사진을 찢고 밟는 등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박영수 특검을 구속하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21일에도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구치소를 찾은 흔적이 있었습니다. 이날 아침 서울구치소 정문 앞 출소자가족대기실 벽면에 보수단체 회원이 놓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놓여 있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을 주장하는 보수단체 자유청년연합 회원들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불공정 수사를 중단하고 특검을 해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22일에는 삼성해고노동자들이 서울구치소를 찾았습니다. 이들은 1톤 트럭에 '삼성그룹에 노조를 만들려다 부당 해고를 당했다'는 현수막을 걸고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특검은 지난 17일 수사기간을 1개월간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를 승인할지는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이 불확실해 1차 수사 기간 종료 시점 안에 이재용 부회장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 LG전자, 야심작 'G6' 곧 공개…높아지는 기대감
-이제 곧 3월입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상반기 신제품을 하나둘 공개하는 시점인데요. 스마트폰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LG전자가 '야심작'인 'G6'를 공개한다고 합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될 LG전자의 차기 주력 스마트폰 'G6'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LG전자는 한국 시각으로 26일 오후 8시 'G6' 공개 행사를 진행합니다. 'G6'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체제에서 출시되는 첫 번째 스마트폰으로, 연이은 실적 부진으로 벼랑 끝에 몰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일으킬 '기대작'이기도 합니다.
-소비자의 반응도 뜨겁다고 하던데요.
-LG전자는 'G6' 공개를 앞두고 지난 15일부터 사전 체험단을 모집했습니다. 이 행사에 첫날에만 3만5000명이 지원하는 등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응모자가 몰려 해당 신청 사이트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는데요. 'G4' 사전 체험단 모집 첫날 응모자가 1만5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응이 뜨거운 겁니다. LG전자에 따르면 'G6' 사전 체험단 신청 인원은 닷새 만에 1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중요한 건 '흥행'일 텐데요. 전작 'G5'도 출시되기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흥행에서 참패했잖아요.
-맞습니다. LG전자 역시 높아진 기대감을 판매량 증가로 연결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회사는 'G6' 공개 행사 초청장을 통해 변화된 디스플레이를 소개한 뒤 탑재될 기능을 조금씩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신제품 알리기'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G6'가 어떤 제품인지 설명해주세요.
-우선, 'G6'에는 18대 9 비율의 5.7인치 QHD+ '풀 비전' 디스플레이가 탑재됩니다. LG전자는 제품을 손에 쥐었을 때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크기와 전면부를 꽉 채우는 대화면을 동시에 구현했다고 소개했는데요. 쉽게 말해 편리한 사용성을 갖췄다는 겁니다. LG전자 관계자는 "대화면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넓은 화면을 활용해 더욱 진화한 카메라 사용 경험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하네요.
또한, LG전자는 그동안 당연시되던 스마트폰 디자인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디자인)'를 없애는 등 'G6'에 탑재될 카메라가 한 단계 더 진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V20' 등 전작에서 호평받았던 음질과 관련해서는 "EES가 공급하는 신형 쿼드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을 탑재했다"며 "신형 쿼드 DAC은 기존과 달리 좌우 이어폰의 음향 신호를 따로따로 제어해 좌우 각각 잡음을 효율적으로 줄인다"고 밝혔는데요. LG전자는 수영장과 밀가루를 화면에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방수·방진 기능 탑재 사실도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관심을 끌고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여부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네요.
-공개 이후에는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이 시작되겠네요.
-LG전자는 3월 초 'G6'를 출시한 이후 판매량이 저조한 시장을 노리기보단 국내와 북미 등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나는 지역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G6'가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S8'과 비교해 한 달 먼저 출시됨에 따라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갤럭시S8'이 없는 한 달 동안 LG전자가 'G6' 판매량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관건인 거죠. '갤럭시S8'은 다음 달 29일 공개 후 4월 21일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적 희비' 손보사, 생보사 8년 만에 앞질렀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보험사 순익이 공개됐죠. 손해보험사(손보사)가 생명보험사(생보사)를 8년 만에 추월했다면서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보험사 전체 순이익은 6조1614억 원으로 전년(6조3050억 원) 대비 2.3% 줄어들었습니다. 생보사는 2조6933억 원, 손보사는 3조4681억 원의 순익을 올렸는데요.
손보사 순익은 27.7% 늘었지만, 생보사 순익은 25.0% 크게 감소하며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특히 실적에서 손보사가 생보사를 앞지른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8년 만의 일인데요.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처음이라고 할 수 있죠.
-생보사 실적이 크게 떨어진 반면 손보사 실적은 큰 폭의 개선세를 보였네요. 이렇게 순익이 뒤집힌 이유는 무엇인가요?
-생보사는 지급보험금이 늘어난 점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수입보험료가 2.2% 늘어난 데 그쳤지만 지급보험금은 7.5% 증가했는데요. 가입자가 보험사에 낸 돈에 비해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훨씬 많았다는 거죠. 또한 과거 고금리 확정형 보유계약이 많아 자산운용수익률은 감소하면서 이차 역마진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반면 손보사는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보험손실이 줄었습니다. 자동차보험 제도가 변경되면서 손해율이 떨어지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출채권은 증가하면서 이자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도 이러한 흐름이 유지될까요? 생보사의 경우 '빅3'가 자살보험금 미지급으로 징계가 예고돼 있어 더욱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요.
-금융감독원은 23일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에 대한 제재안을 의결했습니다. 금융위원회의 최종 확정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인데요. 현재 삼성생명에는 3개월, 한화·교보생명에는 각각 2개월, 1개월 영업 정지 처분 등이 내려졌습니다.
금융위가 원안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정지 기간 동안 재해사망보장 상품을 팔지 못하게 되는데요. 만일 특약 상품만 못 팔게 돼도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초부터 생보사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었네요.
-그렇죠. 생보사의 경우 CEO 관련 문제가 더해지면서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인데요. 금감원이 이번 제재안에서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에게는 문책경고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는 주의적 경고를 내리면서 경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보험 업황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생보사의 전망은 더욱 어두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 '포켓몬고' 체육관으로 변신한 세븐일레븐․롯데리아 매장
-이번에는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이야기를 해봅시다. 드디어 한국에서도 '포켓몬고' 마케팅이 시작됐죠.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포켓몬고' 개발사인 나이언틱 랩스(나이언틱)는 지난 23일 편의점 업체인 세븐일레븐과 외식 업체인 롯데리아와의 제휴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모두 롯데 계열이라는 점인데요. 세븐일레븐의 경우 이번 제휴 마케팅으로 전국 8500개 매장이 게임 아이템 제공 장소인 '포켓스탑'과 이용자 대결 장소인 '체육관'으로 지정됐습니다.
-이번 마케팅으로 '포켓몬고' 이용 방식에는 어떤 변화가 있게 될까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도시 위주로 몰렸던 혜택이 전국적으로 확대돼 지역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포켓몬고'를 즐기기 위해서는 '포켓스탑'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포켓스탑'이 대도시 위주로 분포돼 그 밖의 지역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나이언틱에 의하면 전국 세븐일레븐과 롯데리아 '포켓스탑'에서는 지난 23일부터 몬스터볼· 수퍼볼·라즈열매·나나열매·파인열매·행복의알 등 '포켓몬고' 이용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게임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포켓몬고'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는 희소식이군요. 이번 파트너십이 더욱 확대될지도 궁금합니다.
-일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나이언틱은 이번 제휴를 시작으로 다양한 파트너십을 확대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이용자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는데요. 업체 간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 일이므로 세븐일레븐과 롯데리아 사례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진행되는지가 파트너십 활성화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이 '포켓몬고' 몸살로 서비스 차단을 요청한 사실도 화제가 됐죠.
-맞습니다. '포켓몬고'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곳의 '포켓스탑'이 사라지게 됐다는 사실이 <더팩트> 취재 결과 처음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는데요. 나이언틱은 부산 유엔기념공원 측으로부터 상황을 전달받은 뒤 서비스 차단과 관련해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다고 합니다. 게임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공공장소에서 갖춰야 할 에티켓을 지키려는 노력도 함께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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