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SK㈜가 ㈜LG가 보유한 LG실트론을 인수하면서 올해 첫 대기업 간 인수합병(M&A)의 물꼬가 트였다.
SK㈜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미래 신성장 분야로 선정한 반도체 소재 사업 분야의 몸집을 키우는 동시에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300mm 웨이퍼 분야에서 지난해 시장점유율 세계 4위를 기록한 LG실트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 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제조·판매하는 전문기업이다.
반도체용 웨이퍼는 일본과 독일 등 소수 기업만이 제조기술을 보유하는 등 기술장벽이 높은 소재 분야로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LG실트론이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최근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에 따른 반도체 미세화와 적층 공정(3D NAND) 확산으로 반도체용 웨이퍼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공급 부족과 판매가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첫 대형 '빅딜'이 성사된 데는 SK그룹의 수장 최태원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한 몫을 차지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2년 2월 그룹 주력계열사인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지분 21.2%를 확보하며, 오늘날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후에도 반도체용 가스 생산업체인 OCI머터리얼스(현 SK머티리얼스)와 산업용가스 제조사 SK에어가스 등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높였다.
특히, 이번 LG실트론 인수는 최 회장이 미래 신성장동력 일 순위로 꼽은 반도체 분야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SK하이닉스에 대한 '46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그룹 핵심 사업 분야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SK㈜는 이번 LG실트론 인수로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핵심 소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일 공급 업체인 LG실트론이 국외업체가 아닌 국내 대기업에 인수됨으로써, 핵심기술의 국외 유출 방지 및 국내 사업장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국내 반도체 제조사의 안정적 소재 구매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수합병을 통한 SK㈜의 외연 확장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SK머티리얼즈를 인수,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SK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NF3) 세계 1위 업체로 인수 후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해왔다.
올해 매출은 약 46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며 전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30% 이사의 증가율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SK머티리얼즈는 제품 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산업용가스 제조사인 SK에어가스를 인수하고, 합작법인인 SK트리켐과 SK쇼와덴코를 설립했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 추가적인 사업 협력 및 국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종합소재 기업'으로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것은 물론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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